최근 스크린 쿼터에 대해 말이 많습니다. 이 상황에서 곧 대한민국 최고의 자리에 오를 영화 ‘왕의 남자’는 축하를 받기에 곤혹스러운 입장에 서게 되었지요. 한국 영화를 죽이는 자객 역할이 되어 그렇습니다.

 

국산 영화가 70%라는 안정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인들은 불안스러움을 떨치지 못하고 광화문에서 1인 시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일전에 서울 갔을 때 마침 그곳을 지나가다 영화배우 ‘황정민’이 “그와의 영화 촬영을 기적”이라 말한 ‘전도연’이 화장끼 없이 검은 옷을 입고 피켓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을 서너 발짝 앞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역시 예쁘더군요.

 

이젠 한국 영화가 튼튼해지지 않았나 생각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스크린 쿼터를 폐지하게 될 경우 ‘김기덕’ 감독의 영화와 같은 문예 영화는 극장 상영이 더욱 어려워 질 것 같습니다. 특정 관객만이 찾는 영화는 설자리를 점점 잃어가게 되겠지요. 다행스럽게도 극장 주인들이 정부에서 스크린 쿼터를 축소하더라도 현재처럼 지키겠다는 반가운 소리를 했다지만 이는 강제성이 내재 되어 있지 않아서 알 수 없는 것이지요.

 

늘 극장표를 모아두는 습관 때문에 작년에 모아 둔 영화표를 헤아려 보니 서른여덟 장이더군요. 영화광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매주 한편에 가깝게 본 셈이니 적은 숫자도 아닙니다. 무슨 돈이 많아서 그리 보나 할런지 모릅니다만 할인카드만 잘 활용하면 부담 없이 영화를 즐길 수 있답니다.

 

금년에는 개봉예정 영화가 95편입니다. 작년 72편에 비해 많이 늘어났으나 경쟁이 심한 만큼 손해 보게 되는 영화도 그만큼 늘어나겠지요. 최근에 본 영화는 야릇한 제목의 “음란서생”입니다. 최근 들어 영화와 드라마에서 사극 열풍이 거셉니다. 한석규의 또 다른 변신이 볼 만하고 이범수, 김민정의 연기력이 영화를 재미있게 합니다.

 

김대우 감독의 첫 번째 작품이지만 이미 “스캔들” 의 시나리오를 쓴 작가로서 역량을 보여 준 바 있습니다. 젊은 감독들이 지속적으로 영화에 뛰어들어 도전하는 것은 정말 희망적입니다. 세계에서 프랑스, 인도와 더불어 할리우드 영화에 점령당하지 않은 한국 영화가 커다란 나무처럼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이 영화팬들의 마음이 더한다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 한명철의영화이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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