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52세 ‘리안’ 감독이 “와호장용” 이란 동양이야기를 만들어 동양영화의 힘을 서양에도 보여 주더니 “브로크백 마운틴” 이란 서양 이야기로 아카데미 오스카상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거머쥐었습니다.

 

늘 자기들끼리 나눠먹던 판에 검은머리 이방인이 미국인보다 더 미국 적인 소재를 다루어 얻은 상이라 더욱 놀랍고 값지게 느껴집니다.

 

우리나라도 요즈음 최고 의 자리에 오른 “왕의남자”가 동성애를 다룬 영화로 화재입니다만 인간의 욕망속에 잠재된 동물적 근성을 사회도덕으로 오랫동안 덮어둔 문제를 꺼내어 영화라는 대중매체로 표현한 것 은 기존 사회보다 늘 앞서가는 특성에 어울리는 시도로 평가됩니다.

 

두시간 내내 긴장감을 잘 이끌어간 감독의 역량은 영화가 리안 감독의 영화로만 거론되는 이유를 알게 하네요.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미남배우 겸 감독인’조지 클루니’의 질투어린 찬사를 받을만큼 이의가 없었습니다.

 

가장 강력한 후보로 거론 되었다가 수상한 상이니 이변은 없었다고 할수 있겠지요. 대통령 취임선서를 성경에 대고 할만큼 미국은 기독교가 뿌리깊은 나라입니다.

 

따라서 동성애가 그리 자유롭지 못합니다. 영화에서도 들킬까봐 조심스러워하고 또 이혼까지 당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20여년간 애타게 때로는 비장하기까지 한 장면은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영화 내내 남자들은 침묵했고 여자들은 수다스러운 영화였으니까요. 한국에선 여자끼리 손잡고 걷는게 자연스럽지만 그곳에서는 이상스런 눈총을 받게될 정도지요. 브로크백 마운틴 은 산 이름 입니다 팔월 말이면 산 정상에 하얀 눈이 내리는 높은 산에서 눈같이 흰 양을 몰 고 다니는 두 목동의 이야기라서 미국다운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가볍고 부드러운 것을 바라는 삶에 지친 사람들에겐 다소 무거운 주제라서 대중적인 호응을 얻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청주 대형극장 세 곳 중 쥬네스에서만 상영하는 것을 보면 극장주들도 그렇게 판단하는 모양입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자 배우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정숙함“입니다.

 

화려한 목걸이나 의상이 약속이나 한 듯 사라졌습니다. 상을 받는 많은 영화가 밝지 못 한것도 이유가 되었다고 합니다만 상을 골고루 나눠 가진듯이 느껴질 정도로 다양한 선택이 특징인 오스카상 시상식 이었습니다. 당초 작품상 까지 거론되던 영화가 감독상에 머문것은 전통적인 보수의 한계가 여기 까지라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한명철의영화이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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