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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에 맞는 교육한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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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6.06.29  14: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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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덥지 않은데 온 몸에서 진땀이 흐른다. 수업전만해도 아이들에게 모처럼 예쁜 가방을 함께 만들 생각으로 기분이 좋았다. 지난번 서울 갔을 때 자주 들리는 재료상에 갔더니 반색을 하면서 수업용 상품을 보여 주었다.


매장에는 진열하지 않고 주문할 경우 보내주겠다며 상품 홍보를 하셨다. 고무재질로 된 캐릭터 가방을 실뜨기로 만드는 것이었다. 나는 저학년 아이들도 할 수 있는지 거듭 물어 보았더니 판매를 담당하시는 과장님께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확신하셨다. 수업하시는 선생님들의 반응이 좋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졌다.


대량으로 물건을 받고 오늘 처음 수업을 하였다. 바늘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었는데 저학년이 대부분인 종이접기반 아이들은 그 큰 바늘에 실조차 꿰지 못했다. 일일이 꿰어 주고 나니 이번엔 바늘에서 실이 자꾸 빠지고 방법을 알려 줘도 엉키기 다반사였다. 한 시간여 동안 아이들도 보채고 나 또한 스트레스를 받아서 미완성인 가방에 이름만 쓰고 제출하라 하였다.


그 나머지 부분은 내가 완성하여 다음시간에 갖다 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수업을 마쳤다. 그래도 몇 명은 끝까지 엉성하나마 본인이 가방을 완성하여 들고 갔다. 엉망이 되어 버린 수업을 하면서 처음에는 정확한 정보없이 상품을 권하신 과장님이 원망스러웠다. 그런데 수준에 맞지 않는 수업을 진행한 어리석은 선택에 대한 책임은 피할 수 없다.


종이접기로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나의 지도방침은 변하여 왔다.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색종이가 아닌 특이한 종이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끌어 들였고, 내가 조금씩 도와 주더라도 힘들지만 예쁜 작품 수업을 많이 했었다. 수업연륜이 쌓이면서 부모님께 보여지는 작품보다는 쉬운 접기 방법을 다양하게 응용하면서 반복적인 종이접기를 통해 아이들이 기억할 수 있는 수업으로 지도방침을 정하였다.


물론 가끔은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만들기 수업을 하지만 예전처럼 내 손이 많이 가는 것 보다는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쉬운 작품을 선택한다. 오늘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진다 ’는 말처럼 오류를 범하기는 했으나 잘못된 선택과 계획성 없는 수업태도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계기로 삼기에 충분하다.


이제 종이접기의 마지막 지도자 과정은 국가 자격증으로 승격되었다. 종이접기지도자의 한 사람으로서 자긍심을 느끼고, 그에 따른 책임감도 가중되었다. 단순한 놀이활동이 아니라 종이접기의 교육적 가치를 최대한 높이기 위한 수업을 하기 위해 나는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방학때를 이용해 세미나에 참석하기도 하고 토요일마다 서울에 가서 점핑클레이도 열심히 배웠다. 독서지도사도 자격증을 취득하여 종이접기에 한 줄 글쓰기로 수업을 진행한 적도 있고, 지금은 좀 더 체계적으로 아이들이 종이접기를 배웠으면 하는 바램으로 급수제를 도입하고 있다. 내가 많은 것을 배우면 그 만큼 아이들에게 폭 넓게 지도할 수 있는 잇점은 있는데, 욕심이 지나치면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수업을 진행할 수도 있게 된다.


내 커다란 검정가방에는 많은 것이 들어 있다. 날마다 가방을 꾸리면서 꽃무늬 색종이 몇 묶음을 여유로 더 챙겨 넣는다. 같은 학년이라도 수준이 똑 같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종이접기를 잘 하는 아이가 좀 더 새롭게 접을 수 있는 재료를 준비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는 혜안을 지니는 일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그러나 무거운 가방속에는 다양한 색종이만큼 가지각색으로 종이를 접으며 꿈을 향해 비상하는 아이들의 무한한 창작력의 세계가 담겨 있다. 나는 그 창조적 영역에서 길라잡이로 교육의 힘을 쏟고 싶다.

 

<가섭산의바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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