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 최혜실 교수

경희대학교 최혜실 교수
경희대학교 최혜실 교수

2006 음성품바포럼이 음성군 지역혁신 협의회(의장 견문신) 13일 음성군청 6층 대회의실에서 관내 사회단체장, 혁신위원, 예총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문화관광부 예비축제로 지정된 전국 음성품바축제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품바의 학술적 고증을 통한 정체성 확보 및 지역산업과 연계를 통한 지역경제 발전 방안을 모색코자 마련됐다.

이에 본보에서는 발제자들의 강의내용을 개략적으로 소개해 보았다.

- 편집자 주 -


□ <품바>의 탄생 경위와 내용


- 걸인문화의 해학과 풍자를 일인극으로 극화한 것이 ‘품바’

- 일로출신 무명시인 김시라 씨가 역시 일로에 살던 정규수를 통해 19역 모노 드라마로 엮음.

- 1982년 12월, 일로 향토 창작 연극제에서 처음 공개

- 그 후 광주일보사의 후원으로 공연에 성공, 화제의 1인극으로 갈채 받음.

- 그 후 연출자 조일도 씨의 손질을 거쳐 서울 연극무대에 오름.

- 일로 사람들이 완성한 각설이 타령 ‘품바’는 그 후, 민중의 가락으로 승화, 일본, 미국까지 진출.


□ 음성 꽃동네와 거지 성자 최귀동


- 꽃동네의 역사는 취귀동 할아버지와 오웅진 신부의 만남으로 시작됨.


●최귀동의 생애


- 충북 음성군 금왕읍에서 부잣집 아들로 태어남

- 일제 징용 후 집에 돌아왔을 때, 집안이 풍비박산 나고 몸은 병들어 걸인 신세 됨.

- 그 후 40여 년 동안 자기보다 못한 걸인들을 돌보며 살았음.

- 1986년 2월 15일 ‘작은 예수’ 칭호를 들으며 ‘한국카톨릭대상’ 사랑부문 대상 수상

- 1990년 1월 고혈압으로 꽃동네 인곡자애병원에서 사망.

- 노태우 대통령이 보내준 조의금으로 동상 세워짐.


□ 각설이의 역사와 의미


●기원


- 걸인에 관한 최고의 기록은 <삼국사기>에 나타남.

“백제인 도미는 개루왕때 사람이다. 왕이 그의 부인을 앗으려 했으나 지략으로 물리쳤으니 왕은 애매한 죄를 씌워 도미의 두 눈을 뽑아 쫓아버리고 그의 아내를 다시 앗으려 하자 아내는 도망해 남편을 만나 함께 배를 타고 고구려 추산에 이르러 남의 밥을 얻어먹으면서 유랑으로 일생을 마쳤다.”

→ 이는 각설이의 기원이라 할 순 없으나 걸식행위의 한 출발점이 됨.

- 구걸에 대한 대가로 음악이 동원된 것은 고려중세 이후부터.

- 양성지(AD, 1415-1482)의 문집인 <눌제집>에 음악을 지어 부르며 구걸하는 ‘작악개걸자’들의 풍속을 언급.

- 각설이라는 구체적 기록은 신재효 판소리사설집이 처음

- 1875년 전후 <광대가>등의 단가와 다섯 마당의 판소리사설이 쓰이고 그 중 <박타령>과 <변강쇠가>에는 각설이의 출현뿐만 아니라 <장타령> 즉 <각설이타령>까지도 문자로 정착.


●어원


- 각설이에 대한 연구자들의 정의

(1) 권재선 : 이조소설을 낭송하면서 유랑한 음유시인

(2) 강은해 : 그들(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서리 맞고 망쳐진 희생자

(3) 조춘호 : 각각 서리해 오는 이

(4) 박전렬 :

각설이라는 용어는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으며 몇 가지의 다른 방언태도를 지닌다. 각서리(전국), 각설히(충북), 걱써리(전국) 등으로 발음되나 모두 각설이를 기본으로 한다. 또한 “각설하다”하면 각설이타령을 부르면서 구걸한다는 뜻임이 이미 확인되었다. 연음되어 각서리로 발음되지만 한자표기에 있어서는 「각설이」라 함은 고정되어 있다.

각은 각의 속자로서 물리치다(척야), 물러나다(퇴야), 사양하다(불수), 막다(거) 등의 뜻을 지닌다. 설은 고하다(고야), 말씀(사), 글(서술)의 뜻으로 각설이라 하면 “말을 바꾸자면”, “계속하던 말의 화제를 돌리자면”이라는 뜻이며 고대소설의 소설용어로도 발견된다. 고대소설의 각처에서 발견되는 상투적인 이 말은 소설의 첫머리나 장회소설의 경우 각장의 첫머리나 문장의 전환부를 이루는 곳에 쓰인다. 같은 용법으로 「설화 화셜 화설 셜 차셜 차설 전설 재설 각셜」등이 쓰이고 있으나 의미나 자격상의 차이는 없다.

“이야기를 전개시키자면”이란 뜻으로 소설에서 널리 쓰이며 이 용어가 대중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소설을 낭독할 때는 한 단락의 화제가 전개될 때마다 “각설하고”하면서 다음으로 넘어간다. 시정의 떠돌이 혹은 천민출신의 판소리광대 가운데서 나온 직업적인 이야기꾼들이 판소리계 소설을 읽거나 창할 때 각설이란 어구에서 힘주어 말했다면 이것이 민간에서 전용되며 이야기를 잘 풀어 가는 사람,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각설이라고 한 것이라 생각한다. 즉 각설이란 소설용어에 “-이”라는 접미사가 첨가된 것이다. 소설에서 각장을 바꾸어 전개시켜 나간다 함은 장마당이나 문전을 돌며 이집 저집 바꾸어 나아가며 “작년에 왔던 각설이” “어얼시구시구 들어간다”라는 뜻과 같다. 따라서 소설용어 각설→각설(이야기를 전개시켜 나아감)→각설하는 사람→각설이로 발전되어 왔다고 생각된다.


□ 각설이의 집단적 성향


●구걸의 대상


- 각설이들의 주요 활동무대는 장터

- 그러나 장 이외의 마을 등을 돌면서도 구걸함.

- 규수집 이외에도 꽃매기(잔치집), 함아리(환갑집) 등이 주대상이었임.

- 각설이타령으로 흥을 돋우어 주고 음식과 돈을 받음.

- 설매기 혹인 깨진매기라고 부르는 초상집이나 꿀림빵(제사집)도 찾아가 흥을 돋고, 고사를 해주기도 함.


●출신, 혼인, 가정


- 각설이는 선천적인 각설이와 후천적인 각설이로 나뉨.(후대에 올수록 선천성 약해짐)

- 고려시대나 조신시대의 출신계층은 세습의 성격이 강해서 선천적인 각설이 많았음.

- 조선후기는 사회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신분제도 붕괴가 나타남. 후천적 각설이 탄생.

- 그러나 대부분은 걸인류의 사람들끼리 혼인 이뤄짐.


●외형적 특성:동작과 복장


- 각설이들의 복장은 불특정함. 닥치는 대로 얻어 입으며 머리도 단정치 않음.

“근처 마을 차져가서 삭군을 엇짓더니 맛 각설이 셔이 달여 드난듸 왼머리를 다 둥치고 가로 약간 남은 털을 감이상토 엇게여 이마에 부치고셔 영남의 장돌임이라.” (『신재효판소리사설집』 중)

- 각설이의 특색

첫째, 특색이란 머리를 수건으로 등쳐 맴.

둘째, 바지를 걷어 올려 활동을 편하게 하고 보는 이로 하여금 동정심을 얻음.

셋째, 각설이타령을 할 때는 박자를 맞추고 이목을 끌기 위해 몸을 심하게 흔듦.

넷째, 동작도 개인의 개성에 따라 다 다름.

다섯째, 문둥이가 아닌 자도 손가락을 오그리고 다리를 흔들며 파리를 잡아먹는 흉내를 냄.


●축원과 오락의 기능


- 각설이타령은 크게 축원성과 오락성의 두 가지 특성 지님.

- 받는 입장의 각설이가 줄 수 있는 것이 ‘복’, 그래서 복을 비는 축원의 형태가 나타남.

(‘축복’이란 말은 사제적 권위가 있는 자의 것, 각설이의 ‘축원’은 현실적 교환가치 의미)

- 각설이타령은 대개가 닷모리의 장단이어서 매우 흥겨움.

- 중창이 될 때면 더 흥겨워지며, 이삼 인이 맞추어 입방구(여음)를 넣으면 역동적이 됨.

- 노래로 구걸은 하되 흥겨움을 주어서 상대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여 적선하고 싶은 마음을 유발시킴(구걸효과 높이고 본인도 도취됨.)


□ 각설이 타령의 구조


- 각설이타령은 부분의 독자성을 지닌 노래들의 집합체.

- 구비문학의 본질상 다른 성격의 노래가 어느 한 시기에 형성되어서 각설이타령을 이루었다고는 볼 수 없음.

- 각설이패의 발생이 걸립패나 남사당패 혹은 풍각장이와 같은 예인 집단에서 비롯되어진 만큼 그들이 불렀던 각설이타령도 세련되고 정연한 구조를 보임.

- 대체로 도입부, 숫자풀이나 달풀이와 같은 어희요, 종결부로 이루어짐.

- 표면적으로는 통일성이 결여된 것처럼 보이는 부분과 부분, 전체와 부분간의 관계도 사실은 심층적으로 긴밀한 연관성을 가짐.


□ 품바 축제의 바람직한 방향


●구걸 체험의 외연 확장


→ 단순 가난 체험을 과거의 향수 느끼기로 바꿈.

(예: 1950-60년대 어려웠던 시절의 체험문화로 확장)

→ 구걸이 아닌 기부와 봉사 체험의 축제로

(예 1: 기부하는 방법, 기부 종류 등을 체험을 통해 학습)

(예 2: 놀이를 통해 기부자금 모으기)


●더불어 사는 문화, 차이를 인정하는 문화 체험으로 확대


→ 장애 체험 : 일시적으로 시각장애 체험하기 등

→ 장애인 봉사 : 장애인 도우미 체험 등


● 용서와 화해의 축제


→ 지역의 전통과 역사를 토대로 연희되면서

→ 지역 주민들에게 여가향유의 시공간 제공

 

<기획/2006 음성 품바 포럼-경희대학교 최혜실 교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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