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준란

우연히 2000년도에 쓴 하나님 말씀의 노트를 정리한 것이 눈에 들어와서 펼쳐 보았다.

제목은 어려움을 축복의 기회로 였다.

내게 이 글귀가 더 다가 온 것은 딸아이에 대한 걱정 때문인것 같다.

요즘 들어서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 아니면 어떻게 하는것이 우리의 아이들을 잘 키우는 것일까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딸을 과학고에 입학 시킬때는 부모 노릇 다 한듯 싶어 마냥 즐거웠다.

그런데 들어가고 입학식에서부터 엄마인 나를 힘들게 하기 시작하였다.

다름아닌 교육환경에서 오는 선진학습이 뒤쳐져 있음을 더 확연히 느끼게 해 주었다.

과학고는 3년으로 대학을 가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2학년때 조기 입학으로 대학을 가기 때문에 일반학교보다 교과 진도가 더 빨리 나간다.

하지만 시골에서 가더라도 마음먹기 달렸다고 몇 번이고 나를 진정시키려 하지만 문뜩 딸아이의 힘겨움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고 밥을 먹다가도 울컥 하는 마음으로 목이 메이기도 한다.

엄마인 나도 힘든데 우리딸은 얼마나 더 힘들까!

그래도 힘든 가운데도 밝게 받아 주는 딸의 전화 목소리로 기운을 얻는다.

엄마 더 열심히 해서 이겨 보겠노라고 기도 많이 해 주세요 하는 씩씩한 말 한마디가 나를 가슴아프게 한다.

도시에 있는 아이들처럼 미리 선진학습을 해 주었으면 공부하는데 힘겹지 않았을 텐데 엄마의 안일한 생각과 지역 여건상 어려움도 있고해서 그렇게까지 염려하지 않았는데 막상 학교에서 공부를 시작하려니 표시가 나기 시작하였다.

공부하는 시간은 똑같고 체력과 집중력 싸움으로 힘겨움을 이기는 것 같았다.

3~4시간 잠을 자면서 공부하는 아이의 모습을 생각하면 엄마의 자리는 가시방석이 아닐때가 없다.

그 마음이라도 위로하듯 늦은 시간에 남편이랑 딸이 다니는 학교에 가서 우리의 마음을 가다듬곤 하였다.

이렇게 까지 공부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한편 넓은 세상에서 미래를 펼칠수 있는 용기에 도전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부모가 된 나의 할 일은 무엇일까?

아이의 마음을 바로 잡아 주고 용기를 복돋아 주고 믿음을 가지고 지켜 보면서 기도해 주는 역할만 해주면 되는 걸까?

환경적으로 열악한 문제를 딸아이는 오늘도 밝은 목소리로 아침을 깨운다.

축복의 기회로 삼을려고 더 노력해 보겠노라며 웃음의 소리에는 믿음의 확신과 도전해 보려는 용기가 담겨져 있으며, 발버둥치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나를 두손 모으게 만든다.

<가섭산의바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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