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민족정기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확실한 개념정립이 어렵습니다.

왜 민족정기란 말이 절실하면서도 그렇게 어려운 말인가 하며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그 이유를 알아보니 이 말 자체가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분은 민족정기를 『민족과 나라를 위해 개인을 희생하는 정신』이라 주장하였다. 그러나 요즘 애국심이 쇠퇴한 시대인 듯하다. 거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민주주의와 자유주의 그리고 개인주의가 본류를 이루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민족정기란 말 자체를 기피하려는 경향이 있는듯하다. 거기다 최근 세계화란 말이 유행하여 한국인보다 세계인이 되는 것을 선망하는 쪽이 강하다. 그러나 미국인이나 중국인이 세계인이 아니라 한국인이 세계인이 되기 위해 무한한 노력을 해야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런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 “나라와 겨레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순국선열님들”이 살아서 지금 이 세상을 본다면 어떻게 생각하실까?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서 애국심을 길러야 하겠습니다. 월드컵 축구경기 때 온 겨레가 붉은 티셔츠를 입고 거리에 뛰쳐나와 목이 터지라고 “필승 코리아”를 외친 사실이 있다. 그 때 보여 준 열기와 시민의식도 또한 우리를 놀라게 하였다. 분명 이것은 그동안 우리들 가슴속에서 잠자고 있던 민족정기가 폭발한 것이다. 인간이란 사람과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사이를 말하는 것이다. 사이가 좋아야 사람도 좋아진다. 그래야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아끼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민족정기란 우리민족을 한데 묶고 굳게 뭉치게 하는 시멘트와 같은 것임을 알 수 있다. 어떤 정치적 이데올로기로도 깨부술 수 없는 강한 응집력을 가진 것이 민족정기의 특성이 아닌가 생각한다. 월드컵경기에서 강한 민족정기의 힘을 잊어서는 안 되며 민족정기가 되살아나지 않고 민족사기(邪氣)가 되살아나서는 안 되겠습니다. 밭에 거름을 주어 배추를 심었는데 배추는 죽고 잡초만 무성하게 자랐다면 되겠습니까! 배추가 민족정기라면 잡초는 민족의 邪氣이다. 민족의 정기란 민족의 양심이요 바른 마음가짐이다. 민족의 사기는 민족의 정기를 갉아먹는 벌레 같은 것이다. 민족의 사기란 비양심이요 나쁜 마음가짐이다. 누구든지 병들어 기운이 없다가 기운이 치솟으면 양심과 동시에 비양심도 되살아나 나쁜 일을 하게 마련이다. 민족도 마찬가지다. 올해도 11월 17일 “순국선열의 날”이 왔습니다. 잊지 말고 민족정기를 상기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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