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순전히 강혜정 이란 배우 한사람 때문에 조조시간대에 본 영화입니다.

황수아 감독은 잘 모르겠고 연극배우로 작년 각종 조연상을 휩쓴 박희순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은 연기로 영화를 세우는데 크게 일조를 했더군요.

가수 승리군은 이 영화에 첫 출연하는 기회를 강혜정의 도움이였다고 밝혔는데요.

크게 비중 없는 단역으로 나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스토리를 정립하는데 약간의 혼란은 있었지만 너무 슬픈 쪽과 우울한 쪽으로 몰고 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이즈음의 험난한 경제 사정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날카로운 현실 풍자적인 내용이나 한 남자에 무조건적인 사랑에 빠진 여자의 자아도취가 가져다준 고립으로 영화가 약간은 퇴폐적인 느낌으로 다가 옵니다.

그래도 그녀(강혜정)의 사랑스러움이 이 모든 것들을 이기고 나아갑니다.

그러나 왠지 대중성 면에선 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즈음 타블로와 사랑에 흠뻑 빠져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관계로 거지같은 행색으로 나오는

그녀가 핑크빛 벚꽃처럼 아름답게 보입니다.

사차원적인 대답으로 재미를 주는 그녀답게 영화에서도 자유분방하고 엽기적인 모습조차 귀엽고요.

아무튼 일본 영화 닮은 스토리가 썩 편치는 않았지만 오랜만에 그가 가진 컬러를 잘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여자감독다운 섬세함이 사방에서 묻어났습니다.

카메오로 출연하는 유명배우 들의 출연이 자칫 무거울 수 있는 것을 상쇄 시켜주었음도 말해야겠군요. 나는 이 영화가 좋았습니다.

<한명철의 영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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