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 하나로 세상을 흔드는 해리포터 시리즈는 점점 노련한 작품으로 바뀌고 웃기기도 하는 여유를 보입니다.

팔년이란 세월이 흘렀는데도 주인공들이 그리 나이 들어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번 작품에 재미있던 장면은 여전히 가져다 쓰는 여유도 보이고요.

두시반의 긴장감을 이끌어 가는 스토리의 힘은 장합니다.

여름방학마다 학생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돈을 걷어가는 솜씨는 어쩔 수 없는 할리우드 전법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술처럼 퍼내도 퍼내도 줄지 않는 마술의 샘으로 말입니다.

첫날이라 그런가요. 아직 학생들은 보이지 않고요. 어른들만 가득 했습니다.

영화가 줄 수 있는 온갖 미덕이 넘치는 까닭에 화수분처럼 바닥이 보이지 않네요.

영화를 보면서 끝없이 전화기를 키고 끄는 여자 둘의 행동은 참 예의 없는 관객을 보여주었습니다.

나이든 어른까지 공공도덕에 이리 무뎌진 게 언제 다시 설수 있을지 씁쓸함이 큽니다.

영화 마니아들은 새로운 마술이 부족하다 매너리즘에 빠져 사랑이야기로 커버하려고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말이 과히 틀리지도 않습니다.

새로운 게 아니면 낡아 버린 것으로 치부하는 우리들의 속성이 그런 판단을 내리는 것이지요.

제가 생각하기에도 작가는 이렇게 길게 끌어 수년간의 여름을 거둬가려고 하지는 않았을 것 같네요.

좋은 것 계속 우려먹으려는 자본의 속성을 보는 것 같지요.

마치 마이클 잭슨을 둘러싼 무리들처럼요. 먼 나라의 꿈같은 이야기가 이 여름 아이들의 호기심과 일탈을 영화에 가득한 구름처럼, 비처럼 뿌려 주겠지요.

인형 같은 엠마왓슨이 해외가십 란을 심심찮게 하며 영화에 대한 관심을 올리는 것도 작전인가요.

<한명철의 영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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