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쯤 이였을 것이다.가난하고 구경꺼리가 귀하던 시절 면사무소 옆 공터에 말뚝을 박고 검은 휘장을 둘러쳐 놓고 마이크를 설치하고 “아 아 마이크 실험중” 잘나오냐?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시는 감곡면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영화 「울고넘는 박달재」선전반입니다.
고대하시고 고대하시던 영화가 드디어 금일저녁 본 가설극장에서 상영되오니 많이많이 관람해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시는-------
비오듯 떠는 화면을 들여다 보며 가슴설레던 시절 이제 그것은 따뜻한 기억과 추억으로만 남아 있다.
그당시에는 사치스럽고 대단한 것으로 들렸으나 마이크 잡고 떠드는 사람도 과연 그것을 얼마나 알고 그랬는지 의심스럽다.
어쨋거나 우리 생활속에 그것은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방에만 들어서면 켜대는 텔레비전의 내용도 반이상이 거기에 해당되며 우리가 원하든 않든 우리는 문화와 예술의 바다에서 수영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 비디오 두편을 보았다. 대학에 다니는 아들 녀석이 빌려온 「박하사탕」과 「반칙왕」을 보고나서 아, 우리나라 감독이나 배우들이 참 연출도 잘하고 연기도 잘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과 내가 영화 하나를 보고 느끼는 느낌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다. 그것이 가장 최근에 나온 것임에도 거리감 없이 다가와 “한국영화 볼만해”하는 소리를 할 수 있으니 문화와 예술이 괜찮은 것 아닌가!
미술, 음악, 건축, 영화, 춤, 문학 등이나 실내장식, 음식 등 우리 삶의 거의다가 포함되니 특별한 사람들만의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것임에 틀림없다.
신문에 보니 블란서 깐느 영화제에서도 「박하사탕」과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호평을 받았다고 보도 되었다.
예술만큼 개성이 중요시 되는게 없다. 그들만의 독특한한 향기가 풍기는 것이 대우를 받는다.
미국영화 흉내를 냈다고 하면 그것이 그렇게 환대를 받을 수 있었을까. 반칙왕을 보면서 송광호라는 배우가 만들어 내는 개성이 감독의 높은 안목으로 잘 살아난 것을 보았다.
뻔한 스토리. 앞이 보이는 사건의 전개 등은 더 이상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대우 받기 힘들다.
그것은 오래전 가설극장에서 상영되던 조잡하고 어설픈 영화를 사랑하던 이들이 배푼 것을 잊어버리는 행위이다.
연속극 한편 보고 가슴 찡했다면 당신은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러고 보면 이것이 그렇게 먼데서 온 손님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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