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룡 시인

애비야,

남자는 자고로 중심이 있어야 한다

괜히 이리저리 휩쓸리고

귀가 얇으면

하던 일 다 망치고 패가망신한다

그리고 머릿속에 글자를

많이 집어넣어야 한다

돈은 빼앗길 수 있고

명예는 잃을 수 있어도

머릿속에 든 글은

누가 뺏어 갈 수 없는 법이란다

또 아버지처럼 착하게 살아야 한다

착한 끝은 있어도

악한 끝은 없다는 말이 있잖니

에미 말, 잘 새겨듣고

애들 잘 키우고 마누라한테 잘 하거라

그게 남자의 중심이고

제 불알 값 하는 게 아니겠니?

<이번주 감상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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