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살·운 음성군 협의회 주최 2001년 편지글 공모 동상작

따사로운 햇볕은 멀리서 들리는 바이올린의 운율 처럼 조용히 할머니 숨결 같이 살포시 다가와 잠자는 대지의 움을 트이는 봄이 시작됩니다.
저는 철없던 과거와 허물 많은 인생 노정에서 어머니와 저와의 운명의 관계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나의 엄마와 숙명적으로 이루어 졌지만 다시 나는 어머니 슬하에서 운명적으로 인연이 된건 아버님과 어머니의 인생길에 나는 부가적으로 존재하였는지 모릅니다.
왜 당신에게 이런 글을 쓰는지.... 철없던 때에 나는 내가 타인으로부터 나의 엄마가 아니란 관계를 알았습니다.
그때부터 내 작은 가슴에는 모정에 대한 그리움과 내 육신의 본향이 아니란 벽을 만들어 파도와 같이 진노 할 때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다. 나에게 화풀이 하는 거야.’ 또 고요한 호수같은 어머니의 모습을 볼때도 나에게 관심없는 어머니라고 너무나 나의 관점에서만 어머님을 보았습니다.
계모, 계약적으로 양육되었던 우리의 생의 길에서 나는 수 없는 병·질환과 시궁창 속의 인생 길에서도 저는 결코 제 생을 포기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고투 끝에 제가 가정을 가지며 느낀 것은 어머니란 이름으로 부르기에 한 여름의 뙤약볕에 비지 땀을 흘리며 일하시고 먹을 물을 길으러 새벽개울로 물지게를 지시고 얼음 꽁꽁 언날에도 갖가지 옷을 빨며 서리 서린 김으로 두손 녹이며 빨래하며 7남매를 양육시킨 위대
한 어머니였습니다.
제가 가정을 가지며 어머님과의 관계를 훌륭하신 어머님으로 승화시키고 싶습니다.
저의 인생길에 수많은 모래탑을 쌓고 무너뜨리며 또 쌓고 이제야 가장이 된 제가 느낀 것은 제가 아이를 키워도 자기 중심이고 화가 나면 때리고 싶습니다.
지금은 부모의 입장에선 제가 어머님께 대했던 과거의 시절에 아픔을 준 것을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어머님의 심정을 많이 유린 했다는 것을 46세의 나이에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평등합니다. 하지만 어머님과 저와의 긴 인생길에 위대한 어머님으로 부르고 싶어집니다.
우린 부자도 아니고 가난하지도 않습니다. 소박한 욕망으로 미래를 설계하는데 각자의 폐활량 만큼 사는 것은 모든 이의 꿈입니다.
남들은 어머님보고 욕심많고 매정하고 고지식 하다 해도 엄머님은 저에게 위대한 존재로 남아질 것입니다.
그 동안 제가 어머님께 대한 모든 아픔과 아쉬움을 떨어버리고 저 역시 어머니를 남들이 잘못 인식한다 해도 제 마음속에 위대하게 그리고 싶습니다.
불가에서 이생과 저생은 인연이며, 기독교에서 땅에서 맺히면 하늘에서도 맺힌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갖었던 마음의 벽을 허물고 마음의 문을 열어 지금까지 맺힌 원한 모두풀고 남은 여생 드릴 것은 없어도 속쓰리고 뼈아픈 감정 봄볕에 녹아가는 저 큰 산의 눈덩이처럼 저의 잘못을 용서하여 주세요.
이젠 어머님의 남은 여생에 마음밝혀 이승의 모든 허물 벗어 내리고 희망의 미래를 향해 건강과 편안 마음 가지시길 빌며 졸필을 드림니다.
어머니란 위대하시고 희생이었고 사랑이었던 어머님의 과거의 삶을 생각하며 가까이 다가서는 아들 되겠습니다.
몸 건강하시기를 빌며....
2001년 3월 14일
아들 영일

<음성읍 읍내리 김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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