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사 김기득
참 묘하기도 하고 허망하기도 하다
꺼벙한 인간보다
땅땅한 인간이 더 많고
깐깐한 사람보다
푸짐한 사람이 더 많은
이 좋은 세상
남들처럼
넉넉하게 떵떵거리겠다고
앙탈을 떨었는데
벌써 칠순 석양역을 지났으니
길 다면 긴 세월
그 동안 무엇을 하였나
목이 메이고 억장이 무너진다
하지만
빌빌 눈치만 봐서야 쓰겠나
아무리 세월에는 장사가 없다지만
노후로 심은 과수나무
그 친구만 믿고 의지하면서
즐기며 일하련다
그 친구는
어벙벙 오락가락해도
까칠하게 따지거나 대들지도 않고
언제나 반겨주고 있기 때문이죠
<이번주 감상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