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욱 칼럼니스트

연일 언론매체에 불거져 나오는 학교폭력의 심각함이 사회문제가 되자 정부는 부리나케 학교폭력 대책 안을 내놓고 있다.

학교폭력 근절을 위하여 학교와 교육청은 물론 경찰서 군청 등 행정기관 등 까지 나서 학교폭력근절을 위한 요란한 대책을 세우지만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 지가 의문이다.

과거의 학교폭력은 우발적, 일시적인 부분이 대다수였지만 오늘날 학교폭력 유형은 집단구타, 금품갈취, 협박, 심부름(빵셔틀), 집단 왕따 등 다양한 형태로 오래 지속된다는 데 문제가 크다.

지속적인 가해는 피해자로 하여금 학교생활을 포기하거나 폭력을 견디다 못해 자살로 몰아가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현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학교폭력은 성장기에 거쳐 가는 일련의 과정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학교폭력의 원인을 두 가지로 압축해 보면 적자생존(適者生存)의 교육현실과 가정에서의 소통부재를 원인으로 볼 수 있다.

학업성적 결과에 내몰린 학생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같은 반 친구들끼리도 경쟁의 대상이 되어 어떤 때는 친구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으로 비추어 지기에 친구가 당하는 폭력에 분개하는 의협심이나 동정심을 찾아보기 어렵고 가해학생들 또한 친구를 불행으로 내몰았다는 죄책감 역시 찾아보기 어렵다.

학업포기학생과 자살학생의 경우 마지막까지 피해사실을 부모가 모르고 있다가 사고가난 후에야 유서나 일기에서 확인하고 후회하는 일이 많은데 그만큼 자녀와 부모간의 소통이 없었다는 것이다.

가족 간의 소통은 사회기관의 회의처럼 한곳에 모여서 사회봉을 두드린다고 해서 소통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가족 간의 소통은 공중목욕탕에 함께 간 아버지와 아들처럼 또는 미용실이나 가사협력을 통해 소통하는 엄마와 딸 사이처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

정부는 학교폭력예방책으로 주 5일 수업을 통해 이틀은 가정에서 교육, 관리하도록 하고 있지만 학교를 가지 않는 이틀 동안 가정에서 자녀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내 아이가 피해자로 또는 가해자로 전락할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학교폭력은 피해자에게는 끔찍한 악몽과 고통의 상처를 낳게 하고 가해자는 원치 않는 범법자의 낙인을 남기기기 때문에 모두가 불행하게 된다.

새학기가 시작된 지 20여일이 지난 지금 학부모는 내 아이가 혹시 피해자는 아닌지 혹은 가해자가 되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가족 차원에서의 진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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