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종 김요한

초록 자벌래 나들이

졸고 있는 오후 긴 여백
빛의 틈새에 연초록 생명
등 쳐든 유충 한 마리

꼽추 걸음걸음
열광하던 나뭇잎 스치며
찬기도는 마른풀사이
눈 안에 들어찬 숨찬 여정

빛처럼 빠른 길 더듬거려
흰 구름 걸릴때 쯤
한번은 뒤돌고
힘든 노역의 긴 숨 쉬며
돌아보는 지혜

자로 재며 밀고 당기며
오르막 내리막능선
눈금을 확인하니
얼마나 긴 여정 이였던가.
더듬더듬

여기가 어딘가
한눈에 뵈는 숨찬 세월
독특히 살아온 자기길
나약한 초록의 꿈이 꿈틀거리며
오후 한나절의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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