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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 마흔일곱번째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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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0.05.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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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과의 만남은 인연이다. 이번에 내게로와 진한 기쁨을 주는 이책은 우연이 아니다.
우선 책값이주는 부담감 때문에 몇번 포기했다가 다시 마음먹는 과정이 있었고 반년전에도 마음먹었다가 포기한 일이 있었으니 어찌 인연이 아니랴.
「난설시집」이 책이 세상에 나온 것은 1692년 삼백년도 전에 경상도 동래부에서 재판한 책이다.
책을 엮어 만든이가 그 유명한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 「홍길동전」을 쓴 허균이고 그가 역적으로 몰려 능지 처참을 당한 후 (1618년) 74년만에 다시 발행된 것이다.
허난설헌, 천재는 요절하는가 27세의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뜬 그는 조선중기의 대표적 여류시인이다.
그의 이름은 초희이고 아버지는 당상관인 허엽, 창원 부사를 지낸 오빠 허봉은 시와 문장에 뛰어난 문장가이며 허균은 친동생이다.
그가 태어난 곳은 강릉, 이율곡 선생의 어머니 신사임당과 함께 강릉을 빛낸 여류인사다.
이러한 명문 천재적 가문에서 성장하면서 어릴 때 오빠와 동생의 틈바구니에서 어깨너머로 글을 배웠으며 아름다운 용모와 성품이 뛰어나 8세에 광한전 백옥루 상량문을 지어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글잘쓰는 한석봉의 글씨로 된 판본이 남아있는걸 보면 그것이 얼마나 잘 쓴글인지 짐작할 수 있다.
허씨 가문과 친교가 있었던 이달에게 시를 배웠으며 15세에 안동김씨 성립과 혼인하였으나 원만한 부부가 되지 못하였다.
좋은 것은 한곳에 모여 있지 못한다던가, 남편은 급제한 뒤 관적에 나갔으나 풍류를 즐기고 가정에 소홀했다.
거기에다가 고부간에 불화하여 시어머니의 학대와 질시속에 살았으며 사랑하던 남매를 잃은 뒤 설상가상으로 뱃 속의 아이까지 잃은 아픔을 겪었다.
또한 친정집에서 옥사가 있어 동생 균마저 귀향 가는 등 비극의 연속으로 삶의 의욕을 잃고 책과 먹으로 고뇌를 달래며 생의 아픔에 항거하다가 짧은 생을 마쳤다.
그가 남긴 시 213수는 주옥같은 시로 허균은 1606년 명나라 사신 주지번을 영접하는 종사관이되어 글재주와 넓은 학식으로 이름을 떨치고 누이의 시를 주지번에게 보여 이를 중국에서 출판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공로로 그는 삼척부사가 되었다. 1711년에는 일본에서도 「분다이」가 간행 애송되었다.
여성은 남성의 그늘에서 숨죽여 지내야만 했던 조선왕조시대에 피어난꽃 허난설헌 그의 책이 나에게 연구과제로 주어진 것은 감사한 일이다.
앞으로 관련자료를 찾아 그의 뜻을 살피는 즐거운 일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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