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원 음성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지난 5월 9일(목)-10일(금)에 ‘2013 대한민국 다문화가족 행복나눔 대축제-아름다운 동행’이 강원도 평창에서 있었다. 필자를 포함해 음성군다문화센터회원과 직원 40여명이 충북도를 대표(?)해 참가했다.
오랜만에 가는 강원도 평창의 아름다움과 멋진 시설에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예상할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는 체험프로그램이, 부부들에게는 부부힐링프로그램이 진행되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특히 마지막날 종료 프로그램으로는 mbc특별생방송 ‘아름다운동행’이 진행되었다. 유명 연예인의 진행과 화려한 게스트 그리고 다문화자녀로 일명 ‘리틀싸이’로 불리는 황민호 군의 공연은 참가한 500여 가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감동적이고 감격적이었던 것은 친정 부모님 초청 행사였다. 전체적인 컨셉이 예전 우정의 무대 컨셉으로, 이주여성은 모르는 상황에서 자신의 어머니라 생각하는 회원들이 올라왔고, 저마다 각각의 어머니에 대한 사연을 공개했다. 여기서 우리 센터에 소속한 몽골출신 회원도 올라가서 16년전 어머니가 돌아가셨음에도 불구하고 무대에 올라 어머니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전했다. 몽골, 베트남, 러시아, 일본 등 세계각지에서 온 이주여성들의 어머니에 대한 사연을 들으면서, 지난밤 설친 잠자리로 피곤하여 모자를 눌러쓰고 보고 있던 필자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사실 남자가 눈물을 흘리기란 쉽지 않다고들 한다. 물론 필자도 감성이 풍부하긴 하지만, 그리 쉽게 눈물을 흘리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여전히 안경넘어 뿌연 안개는 그렇게 필자의 볼을 타고 흘러 내렸다. 그 와중에 누가 볼세라 황급히 눈물을 훔쳐내면서 ‘왜, 눈물이 나지. 이상하다. 쉽게 눈물을 흘리지는 않는데’라고 필자는 자문했다. 그러면서 ‘그래, 저분들의 사연 면면을 너무도 잘 알지. 어디 나뿐이야. 우리 회원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그 어느 것 하나 슬프지 아니한 것이 있었나..... 다문화현장에 있으면서 감수성이 그래도 살아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에 온지 얼마되지 않는 우리센터 회원은 ‘혈소판 감소증’이라는 특이 질환으로 언제 생을 달리할 줄 모르는 힘에 버거운 삶을 연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댁과 남편에게 폐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아리땁고 곱디고운 말을 매번 병문안 갈때마다 눈물을 보이며 호소하는 딸들이기 때문이다. 먼 이억만리 길에 딸을 보내놓고 ‘행복하게 사는지, 잘사는지, 낯선 곳에서 적응은 잘해가는지, 친정의 걱정에 오히려 힘겨워하지는 않는지....’ 오매불망 그리움에 사무치는 여성들. 아니 그 딸들은 또 누구의 어머니가 되어 그렇게들 그리워하고들 있었다. 이런 사정이 그렇게도 눈물을 멈출 수 없게 했는지 모른다. 눈물은 베트남에서 온 친정부모와 동생이 왔음을 알고 깜짝 놀라 무대로 올라온 고성 센터 회원의 그립고 감동에 찬 기쁨과 손녀가 외할머니 생각이 안나 어색한 장면이 연출되는 사이에도 여지없었다.
우정의 무대에서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오던 ‘엄마가 보고플땐 엄마사진 꺼네놓고, 엄마얼굴....어머니, 내어머니, 보고 싶은 내어머니...’ 애잔함이 더욱더 눈물을 나게 했는지 모른다. 머나먼 이국에서 한국으로 시집은 이주 여성들의 그리움이 외로움이 우리들의 따뜻한 미소와 다정다감한 사랑으로 위로가 되고 치유가 되기를 필자는 소망해본다. 그리하여 그 어느 한분 그리움에 사무쳐 눈물짓는 이 없는 행복한 다문화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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