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영 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서양화가

 
 

지난 1월 10일 의정부아파트 화재 당시 밧줄로 주민 10명을 구한 의인(義人) 이승선씨의 실화이다. 그는 20년간 고층빌딩에 간판을 다는 힘들고 위험한 직업을 갖고 있었다. 그는 작업을 할 때 생명줄로 쓰는 밧줄을 항상 갖고 다닌다고 했다.

우연히 그날 화재현장근처로 출근하다 아파트의 엄청난 화재 현장을 보고 신속히 아파트로 뛰어 올라가 불길과 유독가스의 참혹한 화마현장에서 주민 10명을 구했다. 밧줄 한쪽을 가스배관이나 옥상난관에 묶은 뒤 주민들을 밧줄에 매달아 지상으로 구출한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발만 동동구르거나 소리치고 있었다. 일부 행인들은 불구경에만 흥미를 갖거나 심지어 휴대폰으로 촬영만 하고 있었다.

의인 이승선씨는 자기 목숨을 내놓고 다른 사람들의 목숨을 구한 것만 가지고도 감동을 주나 더욱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일이 있었다. 그 일은 이분의 의로운 행동에 감동을 받은 한 독지가가 성금 3000만원을 전하려 했으나 이를 단호히 거절하였다는 것이다. 그는 나의 행동을 칭찬받는 것은 감사하지만 이런 소중한 돈을 저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데 써 주기를 바란다며 거절했다는 것이다. 또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 댓가를 바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나는 부자는 아니지만 매일 땀흘려 일한 댓가로 받는 돈만이 달콤하다고 했다는 것이다. 참으로 이기적인 행태가 판치는 세상에 등댓불 같은 의지의 표현이다. 요즈음 땅콩회항사건처럼 있는 자들이 갑(甲)질을 해대며 을(乙)을 발밑에 때만큼도 안 여기는 자들에게 이런 사실을 백번천번 들려주는 형벌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 용기란 무엇인가? 용기는 위험 앞에서도 꿋꿋하게 굽히지 않음을 말한다. 그것은 정말 어렵고 무서운 가운데서도 행해야 할 바를 행하는 것이다.

때때로 용기는 위험을 알면서도 그것에 굳건히 맞서는 것이다. 용기 있는 행위는 어느 것이든 쉽지가 않다. 그것은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과 뛰는 가슴을 견뎌내야 한다. 그런데 요즈음 이런 의로운 일을 행하는 사례를 접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왜 이럴까? 어른들의 참된 용기가 사라진 것이다. 내가 청소년기만 해도 항상 어른들부터 바른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고 따르도록 하였다. 그러나 요즈음은 부모가 자녀들에게 무한 리필 사랑만 베풀고 그 뒷감당을 못하는 것이다.

그 아이들이 자라 청소년이 되고 성년이 된 지금 우리 사회에서 참된 용기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일상생활 주변 곳곳에서 행하던 참된 용기가 어쩌다 행하는 사람은 의인이라 하여 매스컴에서도 대서특필할 만한 뉴스거리로 전락한 것이다. 승객들을 외면한 세월호선장이나 땅콩회항 갑질을 한 대한항공부사장의 행태에 눈살 찌푸렸던 국민은 이승선씨의 참된 용기와 의로움에 쌍박수를 치며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돈이라면 물불가리지 않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세태에 정중히 성금을 거절하는 위대한 겸손이 경종을 울려 주고 있다. 그의 의로운 행동과 참된 용기는 살맛나는 세상을 환히 비춰주는 횃불이 될 것이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유지되려면 이런 분들을 본받고 모두가 행동으로 옮기는 참된 용기가 필요하다. 우선적으로 우리 부모인 어른들이 솔선수범을 하여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참된 용기의 실천이 우리주변 곳곳에 퍼져 나가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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