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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원담은 그녀의 붓끝에 행복한 ‘新韓流’가 피어나다전통민화 김혜식 화가를 찾아
김진수 기자  |  birstj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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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2.16  17:4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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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중인 전통민화가 김혜식 화백.

“중부고속도 대소나들목을 나와 / 내륙으로 들어가는 길 / 대소를 벗어나면서 / 대로 왼편 3층 짜리 유리건물을 보라 / 낮은 구릉위에 까치발 세운 소나무들 / 빼꼼, 고개를 들고 들여다보며 / 혼탁해진 마음을 씻는.... // 4대가 사는 집안 / 펼쳐진 연풍한지 위로 중년 여인이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고 붓칠을 한다 / 아들 내외 건강과 사업 번창이라는 염원을 담아 / 초를 만들고 / 소박하고 담백하게 채색을 더하고 / 바림을 끝내고 / 가는 붓으로 덧선을 긋고....” --기자의 졸시 ‘송정(松亭) 민화방에서’ 일부--

마음의 평화를 찾고, 지상낙원이라는 인류의 염원을 그리는 여인이 있다. 바로 여류전통민화가, 송정(松亭) 김혜식(61세) 화가다.

서민의 해학과 풍자를 담은 민화로 지역문화를 풍요롭게 하고, 열정적으로 제자들을 지도하고 있는 여류민화가 김혜식 화가를 ‘송정 민화방’에서 만났다. --편집자 주--

   
▲ 김혜식 화백의 '일월오봉도' 작품.

 

■ ‘송정 민화방’에서 만난 여류민화가

 

김혜식 화가가 운영하는 ‘송정민화방’은 대소-금왕간 4차선 도로, 볼빅 공장 맞은편전면이 유리로 덮인 3층 건물 2층에 자리잡고 있다. ‘중부새농사마트’ 간판을 읽으며 들어서면, 호남형의 중년 남성과 단아한 부인이 반갑게 맞는다. 바로 이준용(64세) 중부새농사마트 대표와 김혜식 화가다. 1층은 새농사마트, 살림하는 3층은 95세 노모와, 김혜식 화가 부부가 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들 가족들까지 4대가 함께 살았다고.

김 화가의 안내를 받아 2층 ‘송정 민화방’에 오르며, 페인트 벗겨진 난간에 연꽃 가득한 연못 그림에 눈길이 닿는다. 가구를 비롯해 집안으로 민화로 꾸민 알뜰한 주부의 멋스러움이 와닿는다. 이 외에도 계단과 벽마다 소박하고 담백한 민화들이 걸렸거나 세워져 있다. 그 가운데 도드라져 보이는 서양화 몇 점. “이건 대전에서 주부서양화가로 활동하는 여동생(민식) 작품이에요. 이건 제 딸이 그린 거구요”라고 김 화가는 설명한다. 김 화가 재능이 우연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2층에 들어서니, 긴 대형 탁자 위엔 나비와 꽃들이 만발한 대형 그림이 펼져져 있다. 눈대중으로 4m가 넘어 보이는 데, 아직도 작업 중인 듯. 이 외에도 10칸, 8칸 병풍작품을 비롯해 다양한 크기에 각종 주제를 담은 민화가 가득하다. 오랜만에 기자 눈이 호강한다.

 

■뒤늦게 꽃핀 중년 여인의 민화세계

 

어려서부터 그림에 소질을 갖고 있어, 미술교사를 꿈꿨건 김 화가. 30대에 서예를 먼저 배우며 마음을 가다듬고, 삶의 고뇌를 잊는 기쁨을 맛본 그녀는 전국신춘휘호대전에 몇 차례 입선도 했다.

50세가 되던 어느 날, 김 화가는 우연히 본 신문기사를 통해 민화에 첫발을 들여놓았다. 전통민화계 거목인 야촌 선생의 충북대평생교육원 민화 강의 기사를 보고.

이렇게 민화를 접하고 1년 후, 김 화가는 2005년 제23회 신미술대전에 입선하며 본격 작품활동을 시작한 것. 그러나 천부적 자질과 함께 밤낮은 물론, 새벽까지 작업에 매달렸다. 그런 열정은 그녀의 작품들이 고스란히 말해주고 있다. 이후 매년 수차례 각종 공모전에서 수상을 거듭하다가 2012년 제31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2013년 제2회 한국전통민화공모대전서 대상을 수상하며, 그녀의 작품세계는 절정을 이뤘다. 대상작은 현재 연풍한지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국내 민화 부분의 유력지로 월간지 <민화>를 꼽는다. 그 <민화> 2016년 2월호 5인5색 부분에선 김 화가의 작품을 소개했다. <민화> ‘5인5색’란은 보통 입선 등 수상 후 15년 이상 작품활동을 한 작가들 작품이 게재된다고 한다. 그런데 12년 작품활동의 김 화가가 보도된 것.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김 화가의 열정과 자질, 그리고 높은 작품성에 대한 민화계가 평가를 보여준다.

   
▲ 금왕주민자치센터 민화교실 수업 모습.

 

■ 꽃과 나비가 어우러진 평화로운 세상을 꿈꾼다

 

(사)한국미술협회와 음성미술협회원인 김 화가는 (사)한양예술협회, (사)평화문화재단, (사)한국전통민화협회,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아트페어전 참여작가이다. 충북문화재단, 음성군평생학습, 금왕주민자치센터 민화강사로 지역사회 활동에도 열정을 다하는 가운데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은 김 화가는 올해 경희대교육대학원 관화.민화 교육자 과정도 수료했다.

“민화를 그리며 어려서부터 하고 싶었던 꿈과 기쁨을 찾아주었어요. 다행히 민화는 가게를 운영하면서도 좁은 공간에서 가능했기에 가족들도 반대하지 않았죠. 민화는 오랫동안 멀리 밖에 나가서 현장에서 작업하거나, 풍경사진을 담아 올 필요도 없어요. 저같은 주부들이 여가를 즐기고 취미로 하기에는 아주 적합해요.” 김 화가는 민화의 장점을 강조했다.

우리 조상들이 자녀와 이웃들에게 건강,장수무병 등 염원을 담아 2달 넘게 정성을 다해 그려 주고받은 그림. 궂이 한지가 아니더라도 비단, 선물로 주고받은 나무상자 뒷면과 같이 재료는 생활 주변에서 쉽게 구한다. 서양화처럼 이젤이나 냄새와 자극이 강한 물감도 필요없다. 책상에서 부드러운 아교에 물을 섞어 그릴 수 있다. 그래서 민화를 서민의 그림이라고 말하는 걸까? 그렇다고 민화가 허접한가? 천만에 말씀. <관화.민화 101가지 뜻풀이>라는 책을 보면, 민화에서 사용하는 동물과 자연, 그리고 물건에는 각각 다양한 의미와 뜻을 담고 있다. 그래서 민화에선 인생의 깊은 철학과 서민들의 해학과 풍자를 읽을 수 있다.

이 민화를 이젠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 화가는 말한다. “우리 겨레의 정서를 담고 있는 민화가 미래 한류열풍의 주역이 될 것이다.” 이런 생각으로 요즘 김 화가는 아는 지인과 함께 싱가폴 민화전시관 운영을 논의하고 있다. 나아가 음성군에서 추진하는 반기문평화기념관에 민화를 걸겠다는 소망을 담아 4m가 넘는 대형 그림을 차근차근 작업하고 있다. 주제는 꽃과 나비가 어우러진 평화로운 세상.

   
▲ 김혜식 화가가 자녀를 축복하며 만든 10칸 병풍 작품.

“그림 그리고 민화를 가르치는 게 제일 행복해요.” 김 화가는 50대 들어 시작한 운동(베드민턴)과 민화를 인생 최고의 결정이라고 선뜻 말한다.

김 화가는 매주 금왕주민자치센터 민화교실(회장 장영란) 수업 외에도 수시로 자치센터와 송정 민화방에서 지도하면서도 행복하단다. 이런 그녀로부터 지도받는 이들을 보면, 음성군소비자주부연맹 강희진 회장과 이일남 씨를 비롯해 주부와 70세 이상 회원 등 무려 4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은 김 화가의 기대속에 지도받으며, 음성군 꽃필 화려한 민화의 밭을 부지런히 붓칠하고 있다.

   
▲ 김혜식 화백의 작품세계를 소개한 월간 <민화> 2016년 2월호 내용.

   
▲ 김혜식 화가가 사용하는 붓과 다양한 도구들 모습.

   
▲ 김혜식 화가가 난간에 그린 민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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