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음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

 
 

“사랑을 베푼 자만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이 말은 품바에 대한 해석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불려지면서 규정되어왔지만 현대적 품바의 의미로 명명되고 있다.

더욱이 음성군에서 펼쳐지는 품바축제는 오늘날 꽃동네설립의 단초가 된 최귀동 할아버지의 삶과도 맥락이 일치된다.

길거리에 버려지거나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림에 의지할 곳조차 없어 기력이 쇠한 이들을 무극천 다리 밑으로 데려와 동냥을 통해 먹여살린 삶은 거지성자의 일생이었다.

자신도 일제징용으로 끌려가 무진 고문과 학대로 정신과 육체적 상처로 인해 거지생활을 통해 자신의 배를 채우기도 힘든 상황에서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한 삶을 살 수 있는 인간에 대한 사랑은 정말 값진 것이다.

필자가 최귀동 할아버지의 삶의 궤적을 찾아 동시대의 삶을 살아왔던 이들에게 증언을 듣기위해 금왕읍 주민들과 음성읍 사정리 일대 주민들을 인터뷰 해온 것이 벌써 1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최귀동 할아버지에 대해 증언을 해주는 이들 대부분이 그 당시의 최귀동 할아버지와의 인연을 인간적인 만남의 장으로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새삼 놀라웠다.

대부분 거지가 집에 찾아오면 귀찮고 어떡하면 쫓아낼까를 궁리했지만, 대부분 인터뷰에 응해주신 동시대의 주민들에게 있어서 최귀동 할아버지는 착한거지로 통용되었다.

최귀동 할아버지의 생애의 흔적을 찾아 기록으로 남기려는 것은 세월이 흐르면서 최귀동 할아버지가 실천으로 보여줬던 박애의 삶이 신화적인 측면으로 부각되거나 누군가의 꾸며낸 이야기로 평가절하될 우려도 있고 성인화가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정확히 하자는 취지에서다.

인터뷰를 통해 밝혀온 것 중에는 최귀동 할아버지는 단순히 동냥을 통해 길거리에서 죽어가는 이들을 구해온 것만 아니라는 것이다.

어린아이들이 놀다가 다칠까봐 동네 마당에 버려진 유리조각과 사금파리조각, 못조각 등을 주워 처리해왔다.

이 당시 동네주민에게 걸쭉하게 들어찬 가방을 보고 동네에서 훔친 물건이 가득한 것으로 오인하여 갖은 욕설과 가방수색까지 당했지만 가방 안에 들어찬 유리조각 등을 보면서 오히려 동네주민들이 미안함으로 일관한 일화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깨닫게 하는 바가 크다.

최귀동 할아버지는 우리고장의 미래의 주역인 아이들에게도 많은 애정과 사랑으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데 힘써왔다.

오는 5월26~29일까지 음성읍 설성공원일원과 꽃동네일원에서는 제 17회 음성품바축제가 개최된다.

음성의 품바축제가 명성을 얻으면서 전국의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품바의 메카를 자처하며 자기네 고장의 품바축제 활성화를 위해 음성품바축제를 벤취마킹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음성군에서 개최하는 품바축제는 오늘날 품바의 정신에 걸맞는 가장 낮은 자세로 사랑을 실천해온 인류애를 향한 사랑의 실체 최귀동 품바가 존재한다.

인간이 평가받는 것은 그 사람의 지위나 계급이나 사회적 신분이 아니라 그 사람이 행한 행위에 있다는 것을 최귀동 할아버지는 품바로서 제시한다.

“사랑을 베푼 자만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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