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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음성의 전설
음성인들 인생 동반자, ‘I Love 수정산’음성읍 수정산을 오르다
김진수 기자  |  birstj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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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22  15: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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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산성 모습.

   
▲ 수정산성 성곽 모습.

산등성이를 오르던 토끼 한 마리 / 중턱에서 멈춘 지 오래다 / 맞은 편에서 / 바위를 집어던지는 박서 장군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에 / 깜짝 놀랐는지 / 납작 엎드렸다 // 세월의 두께가 파헤쳐진 산성 위로 / 바람과 구름이 흐르고 / 별과 달이 뜨고 지기를 / 산밑에서 올라온 발길에 채여 / 닳고닳은 채 거기 있는 // 너, 괜찮은 거니? -- 기자의 졸시 ‘수정산을 오르며’에서--

‘성재산, 수리봉, 할미성산.’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지명이다. 이 이름들은 음성읍민들과 가까이에 존재하는 수정산(396m)을 부르는 별칭이다. 수정산은 음성읍 읍내리와 평곡리에 걸쳐있다. 산 북쪽에는 청주-충주간 충청대로가 뻗어있으며, 남쪽으로 유유히 흐르는 음성천과 함께 충북선 철도가 나란히 뻗어 있어, 마치 산모양이 하나로 독립된 섬과 같다.

수정산은 음성읍내에서 동쪽으로 2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음성 주민들이 간편한 차림으로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특히 생활이 윤택해지며, 주민들이 건강과 레저활동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정산을 찾는 발길 역시 점점 늘어나고 있다. --편집자 주--

   
▲수정산 안내판 모습.

   
▲토끼바위 모습.

■ 세 갈래 길로 수정산을 오른다

수정산을 오르는 길은 크게 세 갈래로 구분된다. 음성읍민들 대부분은 충주-청주간 충청대로변에 위치한 힐그린파크모텔에서 산림공원으로 올라가 양쪽으로 나눠지는 길을 이용한다. 특히 이 길은 읍내 신동아아파트에서 시작되는 등산로가 육교를 통해 합류하기 때문에 많은 주민들이 이용한다. 300여 m 쯤 가파른 길 끝에 산림공원이 조성돼 있다. 오르막 길 양편으로는 운동기구를 비롯해 나무들이 키를 재고 있다.

산림공원 음수대에서 등산로는 양쪽으로 갈라진다. 조금 여유있게 오르려면 체육시설이 있는 왼쪽 길을 추천한다. 비교적 넓은 공원 위로 둘러싸인 산기슭에 축대들이 질서정연하다. 이 축대들을 보며 언뜻 ‘아! 여기가 산성인가?’라는 착각이 든다. 공원을 지나면서 급경사다. 그리고 작은 바위 군락을 만난다. 아직 숨을 돌리긴 이른 곳. 여기가 '토끼바위'일꺼라 짐작가지만, 얼핏 보면 토끼 모양이 아니라 그냥 지나칠 수도 있다. 호흡을 고르고자 널직한 바위 위에 서본다. 그제야 바위가 제법 규모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호기심을 갖고 바위를 둘러보면, 비로소 토끼 모양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도 나무들 틈으로 겨우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카메라로 담아도 부분 부분이 가린다. 토끼바위 옆에 흩어져 있는 작은 바위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는 기쁨은 수정산이 준 보너스다. 토끼바위부터 산길은 더 가파라진다. 주변 나무와 바위들을 보며 천천히 오르는 길은 등산보다 오히려 산책의 재미를 준다. 그렇게 잠깐 오르면 산림공원에서 오른쪽으로 나뉘어진 길과 만난다. 머리 위로는 산성이 눈에 들어온다.

다시 산림공원 음수대에서 오른쪽으로 휘어진 길로 가보자. 물론 산림공원 위 잣나무 숲으로 난 길로 오르면 더 빨리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산은 빠르게 오르는 것 못지않게, 휘어지고 늘어진 길을 여유있게 걷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오른쪽 산길로 들어서 30여 m를 지나면 산모퉁이다. 산모퉁이를 돌면 길은 정수장에서 출발해 올라오는 2코스의 등산로와 만난다. 그곳에서 30m 가량을 오르자 계단이 길을 안내한다. 음성군에서 새로 설치한 계단은 S자로 휘어지며 정상을 향해 재촉한다. 계단 중간에 숨을 고를 수 있는 곳에서 읍내를 내려다본다. 아무런 방해물 없이 한눈에 시내가 들어온다. 아마 이곳이 시내를 깨끗하게 볼 수 있는 유일무이한 곳인 것 같다. 계단이 끝나고 15m 가량 산길을 오르자, 먼저 올라왔던 서쪽 토끼바위에서 올라온 길과 만나, 축성된 성곽에 오를 수 있다.

   
▲수정산 정상부에 있는 알바위 모습.

■ 문화재 발굴 중인 수정산성

정상에 오르면 옛성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데, 바로 ‘수정산성’이다. 수정산성은 성곽이 1.6m 높이로 산 정상부에 테를 두르듯이 601m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남쪽이 북쪽보다 약간 높고, 가운데가 약간 오목하게 들어갔고, 동쪽이 서쪽보다 낮은 서고동저형 지형이다. 산성 중앙부에 있는 알바위 등 산성을 구석구석을 거닐면서 한적한 여유와 함께 음성읍내 내려다보며 상쾌한 기운을 폐부 깊숙이 들이 마신다.

수정산성은 ‘설성(雪城)’ 또는 ‘할미성’이라고도 부른다고 문헌은 전한다. 하지만 오늘날 음성 사람들 대부분은 ‘수정산성’이 입에 베어 있다. 수정산성은 남매가 축성했다는 설화가 전해져 온다. 그런데 원남면 상노리와 하로리 경계에 있는 ‘할애비성’과 함께 ‘할미성’으로 할애비와 할미가 축조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또한 고려시대 박서(朴犀) 장군이 음성백(陰城伯)으로 있을 때 축성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오고 있다. 성곽은 최근 정비해놓은 듯 하다.

성안 곳곳은 문화재 발굴 중이라 파헤쳐져 있다. 이곳에선 1968년 신라시대 연화문 와당이 수집된 것을 시작으로, 삼국시대 연질과 결질토기 조각과 통일신라에서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에 이르는 토기와 도자기, 그리고 기와조각이 발견되고 있다. 이런 여러 상황으로 보아 삼국시대에 토성으로 축조하여 쌓은 것을 고려시대에 석축으로 보강한 것으로 짐작이 간다.

   
▲박서장군 전승기념비 모습.

   
▲장수가 올려놓았다는 전설을 품은 바위가 둘레길가에 서 있다.

■ 장수바위 호기를 품고 생활 현장으로

산성 동쪽 끝에서 서면 소이면과 충주 주덕이 멀리 보인다. 제2초소는 낡았다. 이 초소 밑으로 수리봉과 평곡리로 내려가는 길이 좁다. 안내 표지판이 없어 아쉽다. 갈림길을 만나니 머리가 순간 혼미해진다. 갈림길에서 곧은 길로 900m 가면 수리봉이라 짐작이 갈뿐. 거기서 잠시 주저하던 발걸음을 오른쪽으로 밑으로 향한다. 500여m 내려가니, 마치 설악산 흔들바위같은 2m 크기 바위가 주초석에 앉아 오솔길과 둘레길을 오가는 이들을 반긴다. 둘레길로 방향을 틀어 10m 내려가니, 어마어마한 규모의 커다란 바위다. 바위 위는 40평 정도가 평평하게 경사져 있다. 경사 끝엔 다른 바위 조각이 비스듬히 기대어, 작은 문을 만든다. 그 옆으로는 석재를 개발하느라 골짜기가 깊게 패여 볼썽 사납다. 다행히도 녹슨 철조망이 발길을 막는다. 바위를 한바퀴 돌아 다시 밑으로 내려가는 길, 바위 옆에 ‘박서장군전승기념비’가 묵묵히 서 있다. 비로소 여기가 ‘장수바위’라 짐작이 간다. 박서장군비는 최근 세워진 듯, 세월의 무게를 느끼기에는 조금 아쉽다. 음성인들 사이에선 박서 장군이 산성을 쌓느라 던진 바윗돌들이 장수바위 주변에 흩어져있는 바위들이라고 말한다.

장수바위와 인연이 있는 박서 장군 이야기를 들어보자. 박서는 본관이 죽산, 고려후기 음성군에서 활동한 음성박씨 시조로 알려져 있다. 박서는 무과 급제후 1202년(신종5) 진주도 안찰부사(按察副使)인 아버지(박인서)의 공적에 의해 내시(內侍) 근무를 시작으로 봉선고판관(奉先庫判官), 수의어사(繡衣御使)를 거쳐 1231년(고종18) 서북면병마사(西北面兵馬使)에 이르렀다. 그해 9월 몽고군 침입때 귀주대첩에서 인근 고을 수령과 함께 전투를 주도해 귀주성(龜州城)을 지켜낸 공로로 왕으로부터 “만고의 충신이요, 명장”이라는 칭송과 상을 받았다. 그러나 시기하는 신하들로부터 모함을 당하자, 낙향해 평민으로 살다가 팔순에 죽음을 맞았다고 전한다. 음성읍 동음리 박산솟골에 거대한 묘가 있는데, 이를 박서 장군 묘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장수바위 끝에 있는 바위문 모습.

이 박서 장군의 스토리텔링을 간직한 장수바위는 밑에 있는 사찰 주차장까지 이어져 있다. 장수바위 밑에 자리한 수정사. 그 밑으로 아늑한 전원 마을의 정취가 펼쳐져진다. 다시 생활 현장인 평곡초와 평곡리다.

   
▲수정산에서 내려다본 음성읍 전경.

   
▲음성군에서 설치한 수정산으로 오르는 계단 모습.

   
▲수정산으로 올가가는 길, 아직도 곳곳에 잔설이 있다.

   
▲수정산 둘레길 모습.

   
▲수정산 산림공원 일원에 세워진 시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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