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길 시인

내 방의 책상은 기분이 좋을 때면

다정한 친구가 되어 나랑 속삭인다.

훗날 무한한 꿈을 갖고

어느 땐 발로 차기도 하고

쾅쾅 두드리며 화를 낸다.

시험 점수가 나쁘다고 꾸지람을

들을 때는 영락없이 책상이 벌을 받는다.

그런데 오늘도 시험점수가 빵점인데

화가 나지 않는다.

내일이면 새 책상이 들어온다.

신이 나질 않는다.

너와 난 비밀도 터놓고 함께 했는데

그 동안 나를 감당해주어 고맙구나

이젠 나도 꿋꿋이 잘 할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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