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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산 자락 슬로우 시티에서 삶의 여유를, 休~음성읍 한벌1리를 찾아
김진수 기자  |  birstj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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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09  15:3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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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성읍 한벌1리 마을 전경.

한창 휴가철이다. 요즘 들어 삶의 양식이 다양해지며, 휴가 문화도 각양각색이다. 기존 바다와 계곡으로 향하던 휴가문화와는 달리, 해외여행을 비롯해 각종 테마에 따라 휴가를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 가운데 전통마을이나 농.어촌에서 며칠간 머물며, 그곳의 정취를 만끽하며 심신의 피로를 날리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주 휴가를 마친 기자는 가섭산 자락에 아담하게 자리한 음성읍 한벌1리(이장 이원필)를 취재하며 진한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편집자 주--

   
▲느티나무와 학바위.

● 느티나무 밑 학바위에서

한벌1리는 청주-충주간 36번 국도를 따라 음성읍에서 충주방면 고개를 넘으면 가파른 언덕 아래로 펼쳐져 있다. 가섭산 끝자락에 자리한 한벌1리는 여름을 맞아 한껏 짙어진 녹음속에 100여 가구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뒤에는 가섭산(710m), 앞에는 수정산(393m)이다.

현재 36번 국도에서 한벌1리로 들어가는 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수정고개를 넘자마자 음성군청에서 올라온 군도가 합류되는 지점 왼쪽으로 난 길이고, 음성만남의광장(대표 이종진)에서 들어가는 진입로가 있다.

음성만남의광장 앞으로 난 길을 내려가면 약 200년 수령의 느티나무가 방문객들을 기다린다. 음성군 보호수로 지정된 이 느티나무 밑에는 학바위가 심신이 지친 이들에게 편안한 쉼을 제공하고 있다. 느티나무 그늘 속에서 학바위에 앉아 책을 읽으면 더위도 저만치 물러나겠지 싶다.

현재 이 느티나무와 학바위를 포함해 마을 앞 한벌천에선 한창 공사가 마무리되고 있다. 도로 확포장과 함께 개울 다리 2개를 새로 놓고, 느티나무 주변을 새롭게 단장하는 공사가 예정보다 길어지고 있다. 그래도 이원필 이장과 주민들은 느긋한 마음으로 이를 지켜보고 있다.

   
▲마을 깊 양 옆으로 난 과수원에서 사과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 과수원길에 탐스런 과일이 군침을....

한벌1리 주민들은 대부분 사과, 복숭아 등 과수농사를 짓고 있다. 마을 뒤편인 북쪽으로 음성군 제일봉인 가섭산이 버티고 있다. 마을엔 하루 종일 햇살이 들어오는 천혜의 지형을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마을엔 1만평 이상 규모의 과수원을 운영하는 주민들도 몇 명 있을 정도다. 자신도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원필 이장은 한벌1리가 음성군에서도 과수농사를 많이 짓는 마을로 뽑힐 정도라고 소개한다.

가섭산 바로 밑에 자리한 갑재말로 올라가는 길 양옆으로 과수원이 늘어서 있다. 길까지 뻗친 가지에서 빨간 색이 짙어가는 사과를 바라보면 ‘꼴깍’군침이 돈다.

한벌1리는 가섭산 자락의 울퉁불퉁한 지형에 따라 구불구불 길이 나고, 도랑이 흐르고, 그 옆으로 집을 지으며 형성된 자연부락이다. 따라서 시원스럽게 난 길은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마을 이곳저곳을 거닐면 오밀조밀한 마을 곳곳에서 사람사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

마을회관이 있는 ‘말래’에서 서쪽에 위치한 ‘골말’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경진 씨 집 옆에 정말 멋드러진 소나무가 한 그루가 눈을 사로잡는다. 이 소나무는 속리산 정이품송과 비슷하다. 요즘 들어 많이 쇠락한 정이품송보다 오히려 더 보기가 좋다. 수령이 5백년 정도 추정되며, 둘레 2m, 높이 15m 정도로 가지를 휘영청 늘어뜨리고 있는 이 소나무는 조선시대 몽현현감이 잉홀현으로 부임하며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음성군에서 보호수로 지정해 체계적인 보호를 해야한다고 주민들은 이구동성이다.

이 밖에 군청 군도 합류지점에서 난 도로를 따라 마을로 내려오면 한벌천가에 왕버들나무가 한 그루 심겨져 있다. 이 왕버들나무 또한 수령이 오래돼 주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마을회관 모습.

● 귀농.귀촌인들 새로운 ‘엘도라도’로 강력 추천

또 왕버들나무를 지나 한벌천을 건너면 ‘말래’마을 입구에 3개 비석이 나란히 서서 침묵하며 시간의 흔적을 더하고 있다. 남창원 씨 기념비와 박갑동 씨 시은비, 그리고 다른 하나는 새마을기념비가 절반이 뚝 잘려나간 채 서 있다.

한벌1리엔 고유명칭을 갖춘 여러 자연부락과 들과 굴 등이 곳곳에 숨어있다. 중담(한벌리 중앙 마을), 넘말(중담 동쪽 너머에 있음). 구레들, 덩재들, 모로평들, 살구징이들, 이반창들, 이싱들, 학바위들, 무덤이들과 매봉재, 거사지골, 득심이터골, 장수바위골, 장수바위, 소반바위 등 또한 정겹기만 하다.

한벌1리는 1년에 1가구 이상 꾸준히 귀농.귀촌인들이 집을 짓고 들어와 정착해 살고 있다. 골말 박노봉 노인회장 집 밑 대지엔 4가구가 들어서기 위해 집터를 다져놓은 상태.

무엇보다 한벌1리에서 눈에 띄는 건물은 흰돌교회(담임목사 이수일)다. 35년 전 마을에서 시작된 흰돌교회는 음성읍을 비롯해 주변에서 찾는 교인들 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들에게 새 힘을 충전해주고 있다. 또한 재갑말 끝에 자리를 잡고 있는 ‘보리암’은 불교 신자들에게 잔잔한 감화를 주고 있다.

 

또 이원필 이장은 음성군에서 장기간 진행하고 있는 ‘사정-비산간 도로개설 사업’ 일환으로, 비산-한벌1리 구간 도로 공사가 내년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도로를 통해 주민들이 편리하고, 마을이 조금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이 이장과 주민들의 기대가 더운 날씨만큼 뜨겁게 다가온다.

 

우/리/동/네/사/람/들

 

이원필 이장

   
▲이원필 이장.

부모님 모시고 사는 효자, ‘주민화합과 마을발전에 절치부심’

한벌리에서 나고 자란 이원필 이장은 수도권에서 살다가 병환 중에 있는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귀향했다. 사과농사를 지으며 수봉초 66회 동창회장, 음성읍지역개발위원회 총무를 맡았던 그는 현재 음성읍이장협의회 총무로도 활동하고 있다. “음성읍을 포함해 군에서도 큰 동네인 한벌1리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춰 풍수해가 없다”고 자랑한다. 양 부모님과 아내(양순복 씨), 두 아들이 함께 살고 있는 이 이장은 음성군바르게살기협의회로부터 화목한 가정 문패를 받았다.

 

 

박노봉 노인회장

   
▲박노봉 노인회장.

“마을 소하천을 정비해 자연재해 예방해야”

“우리 동네 곳곳엔 가섭산 골짜기를 따라 좁은 개울이 흐른다. 그런데 요즘 들어 자주 대량으로 기습폭우가 내리면서 크고 작은 재해가 발생한다. 군에서 마을을 관통하는 소하천을 정비해 자연재해를 예방하는 게 시급하다.” 이장, 개발위원장 등을 비롯해 마을 일을 맡았던 박노봉 노인회장(78세)은 요구한다. 이밖에도 골말 소나무와 왕버들나무 등이 보호수로 지정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힌다. 박 노인회장은 부인 최익인 씨와 1남3녀 가족이 있다.

 

 

고병선 부녀회장

   
▲고병선 부녀회장.

“마을 화합 위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9년 전 교직에서 퇴직한 남편(고 김성중)과 함께 남편 고향으로 들어온 고병선 부녀회장. 지금은 골프 지도자 자격증을 갖춘 아들과 함께 골말에서 생활하고 있다. 아들 앞길을 걱정하는 그녀에게서 여느 어머니와 다를 바 없는 모정이 애틋하다. 천주교인으로 열심히 봉사활동에 참가하는 한편, D일보 기획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마을에 새로 이사오는 분들과 기존 주민들이 화합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마을이 되도록 열심히 일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마을회관 밑 도로옆에 세워진 비석들.

   
▲골말 소나무 모습.

   
▲한벌천 가에 심겨진 왕버들나무.

   
▲흰돌교회 전경.

   
▲보리암 본당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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