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광고에 공짜 논쟁이 한참이다. 일부 휴대폰의 통화가 무료라 하자. 아들은 전부 공짜라며 아부질 조른다. 아부지 왈 "임마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냐?" 하며 머쓱해 한다.
지난 장날 시장 터에서 새로 개발한 인삼국수를 공짜로 주겠다고 선전을 한다. 새로 개발한 농산물이라는 말에 호기심이 발동하여 방송하는 봉고차 앞에 섰다. 20여명의 사람들이 모이자 작은 비닐봉투를 나누어주며 잠깐만 있으면 6가지 선물이 공짜란다. 잠시 후 선전용 비닐팩 1개와 눈의 시력이 좋아진다는 결명자 한 스푼, 그리고 인삼구입 할인권 1매를 주며 자기들을 금산인삼조합에서 나왔으며, 내년에는 인삼의 전면수입 개방화로 사방에 수입인삼이 판을 치니 국산과 구별하는 법을 배워서 속지 말란다.
여기까지의 설명으로 정말 금산인삼조합에서 나와서 수입개방에 대처하는구나 하고서 박수를 치려는 순간, 홍삼액기스 포장을 보여주며 홍삼의 우수성을 선전한다. 홍삼제품은 당뇨와 고혈압 치료효과가 탁월하다는 대학교수의 이름을 팔며, 어디서는 수 삼 년 된 당뇨를 고치고 마을 전체가 복용하여 장수마을이 되었단다.
그러므로 오늘은 당뇨환자와 고혈압환자 가족에게는 무료로 준다 그러면서 암 치료에는 효과가 없으니 먹지 말란다. 자기들은 이렇게 솔직하며 효과 없는 것은 없다고 하며 믿게 만든다.
그리고 금산에서 왔으니 금산을 크게 부르는 세 사람에게만 홍삼액기스 한 달치를 무료로 준단다. 잠시 후 노인 세 분을 지정하고 홍삼액기스 한 달 분량의 세트를 주며 혼자 먹지 말고 부부간에 혹 자식들과 먹으라며 두 세트를 준다. 그리고는 한 세트가 오십만원인데 선전기간이라 이십오만원에 준다고 한다. 노인들이 머뭇거리자 한 달에 삼만원 할부란다. 어디 가서 술 한 잔 먹어도 삼만원 나오는데, 가족건강을 위하여 삼만원은 아무 것도 아니며 돈 안주는 자식놈은 불효자며 자식도 아니란다. 그래도 부담되면 당뇨병 있는 이웃에게 한 개 팔면 내거는 공짜로 얻고 홍삼액기스 먹고 병 고친 이웃은 너무나 고마워 할 것이니 부담이 없단다. 결국 노인들은 주소를 적어준다. 나는 하도 어이가 없어 나머지 선물 비누와 국수를 받고서 집에 와서 살펴보니 인삼할인권에 매장의 전화번호도 없고, 받은 지 일주일 이내로 금산에서만 유효하다는 문구를 읽고 속았구나 싶었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노인들이 이십오만원을 주고 산 물건은 반품이 가능하며 자식들이 매매취소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싶다. 노인들에게 동정심을 유발하여 효도운운하며 농민을 팔고 부당이득을 취하려는 사행판매가 이 땅에서 사라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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