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재 영 (청주고등학교 교장)

어릴 때 주변에서 배우자를 선택하고 맞선을 보며 가풍(家風)을 이야기하시는 어른들의 말씀을 듣고 결혼 당사자 본인만 보면 되지 왜? 家風을 들먹이는지 이해가 안되었다. 성인이 된 뒤에야 家風이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맹자(孟子)에 거이기(居移氣), “거주하는 환경이 바뀌면 기상(氣像)이 달라진다”고 했다. “한 명’의 훌륭한 어머니는 백 명의 교사보다 낫다”고 했고, 페스탈로찌는 “가정은 도덕의 학교”라고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가정폭력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매맞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는 결혼 후에 자기도 아내를 폭행하는 남편이 된다고 한다.

오늘의 우리 가정은 부권(父權)의 상실, 모권(母權)의 포기 속에 이혼 가정이 증가하여 위기를 맞고 있고 결손 가정이 늘어나며 청소년 문제가 더욱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가정은 행복의 바탕이며 삶의 터전이다. 가정이 바로서야 국가가 바로선다.

50년대, 비록 가난했지만 대가족제도 아래서 3대가 한 가정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시고 손자의 재롱을 보며 오손도순 살아왔지만 오늘의 우리는 물질적 풍요속에서 살고 있지만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자식은 자식대로 방황하고 가정이 구심점을 잃고 있다.

이제 우리는 모두 가정으로 돌아가야 한다. 공자(孔子)는 정명론(正名論)에서 君君臣臣父父子子라고 했다.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 답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는 내용이다.

부모는 부모답게 부모의 자리로 돌아가고 아들은 아들답게 아들의 자리로 돌아가서 자기의 역할에 충실하고 家風을 바로 세우기에 힘써야겠다.

증자(曾子)는 효자자 백행시전(孝慈者 百行之先), 부모에게 효도하고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모든 것에 앞선다고 했고 명심보감에 자효쌍친락 가화만사성(子孝雙親樂 家和萬事成), 자식에 효도하니 양친이 기뻐하시고 가정이 화목하니 만사가 저절로 이루어진다고 했다. 가정에서 화기애애한 웃음이 흘러나올 때 사회는 밝아지고 국가는 튼튼한 반석위에 놓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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