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자 시인

갓 내린 어둠이

커피 향처럼 진해질 때

모든 길을 이끌고 온

하루도 진다

식은 그늘 속으로

어느덧 생각이 쌓이고

다 지난 일이다 싶어도

자꾸 쓴맛처럼

입가를 맴돈다

돌아갈 수 없는 자리

공중에서 말라가는 잎

너와 나의 인연이 그러하듯

가지를 스치는 솔바람에도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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