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로

음성로 사정리 플라타너스 가로수길 모습.
음성로 사정리 플라타너스 가로수길 모습.

“길을 걸었지 누군가 옆에 있다고 / 느꼈을 때 나는 알아 버렸네 / 이미 그대 떠난 후라는 걸 / 나는 혼자 걷고 있던 거지 / 갑자기 바람이 차가와 지네....”(산울림의 노래 ‘회상’ 1절 일부)

최근 사용하기 시작한 도로명 주소에 따르면, 음성군 남북을 가로지는 도로를 ‘음성로’라고 부른다. 음성로는 장장 30여km 거리에 이른다. 음성군 지역에서 가장 긴 도로다.

이 음성로에 계절이 바뀌며 가을이 달아나고 있다. 낙엽이 뒹굴고 찬 바람이 가득하다.

본보는 몇 번에 걸쳐 음성읍 평곡리 음성역에서 시작해 북쪽 감곡역 예정지까지 이어지는 음성로를 따라가며 만난 ‘음성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한다. --편집자 주--

음성군 남북을 잇는 2차로 옛길에는

우선 독자들에게 양해를 구하려고 한다. 사실 도로명 주소에 의하면 ‘음성로’는 음성읍 반기문 광장에서 시작해, 음성문화예술회관, 감우재전적지, 금왕읍, 생극면, 감곡사거리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말한다. 여기에 기자는 기사를 쓰는 목적에 따라 일부 다른 이름을 가진 도로를 덧불이려고 한다. 덧붙인 도로는 음성역-평곡사거리 구간 ‘한불로’, 평곡사거리-유신아파트 삼거리 구간 ‘시장로’, 유신아파트 삼거리-음성문화예술회관 앞 ‘설성로’와 감곡사거리-장호원교 앞 구간 ‘장감로’, 장호원교 앞-감곡역 예정지까지 구간이 ‘성주로’이다.

이제 슬슬 음성로로 발길을 옮겨볼까?

 음성역부터 감우재 전적지까지

기자는 ‘음성로’ 시작을 음성역에서 시작하려고 한다. 음성역은 충북선 열차를 통해 음성군으로 들어오는 유일한 관문이다. 음성역을 나서면 평곡초 입구가 나온다. 평곡초는 수정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평곡사거리에는 음성여중이 충주-청주간 이어지는 충청대로 옆에 서 있다.

다시 평곡사거리부터 유신아파트 삼거리까지는 시내 구간이다. 유신아파트에서 서쪽으로 이어진 설성로를 따라가보자. 음성천을 건너면서 음성군새마을회관이 왼쪽에 보인다. 그리고 오른쪽 안에는 설성공원이 여유있게 자리를 잡았다. 설성공원 주위로는 여성회관, 음성군향토사전시관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음성농협 사거리를 지나면 조금 경사진 오르막길이다. 오른쪽에 수도사업소가, 그 위로 음성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이 넓은 주차장과 함께 기다린다. 음성군 체육의 요람이다. 다시 내리막길을 가면 음성문화예술회관이 있다. 음성군에서 명품 문화예술 공연과 프로그램을 주최하며 전국에서도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 옆으로는 음성읍사무소 신축 공사가 한창이다. 그리고 음성건보공단과 음성소방서119안전센터가 나란히 서있다. 참 음성읍엔 음성군청.군의회.교육지원청.경찰서 등 공공기관이 있다. 그리고 용산리 봉학골자연휴양림이 있으며, 신천리 음성로가 시작되는 곳에 위치한 반기문 광장, 그리고 원남면 상당리 반기문 생가.유엔평화공원,전시관이 있고, 원남 조촌리엔 글로벌선진학교, 품바재생예술촌, 캠핑장 또한 둘러볼 수 있다.

이제 음성로로 걸음을 재촉한다. 플라타너스 가로수가 시작되는 신천1리에 새로 리도델링한 음성관광호텔이 산뜻하게 서 있다.

신천리부터 소여리, 그리고 감우재전적지를 넘어 감우리, 사정리, 금왕읍에 이르는 구간은 플라타너스 가로수가 눈길을 끈다. 정말 전국 어느 곳에 내놓아도 꿀릴 게 없는 명품 가로수길이라 기자는 생각한다.

특히 감우재 정상에는 감우재전적지가 조성돼 있다. 감우재전적지는 6.25한국전쟁 최초 승전의 자랑스런 역사를 기록한 일명, ‘무극전투승전기념관’ 등이 있다. 이곳을 지날 때마다 기자는 자유민주국가를 수호하려는 큰 뜻을 생각하곤 한다.

금왕부터 생극 방축리까지

감우재를 사이에 두고 사실 음성군은 서로 다른 문화.역사를 갖고 있다. 감우재 동남쪽인 음성읍, 소이.원남면은 옛날 괴산 문화권이면, 감우재 서북쪽인 금왕읍, 맹동.대소.삼성.생극.감곡 6개 읍면은 충주 문화권이었다. 일제가 행정구역 합병하면서 비로소 음성군으로 통합된 것.

감우재를 내려가면 감우리 농촌 전원풍경이 펼쳐져 있다. 감우리 끄트머리엔 음성군 서양화 개척자이며, 현 음성예총 회장인 신재흥 화백 작업실이 있다.

사정리엔 폐교된 사정초등학교 교정이 쓸쓸하게 자리하고 있고, 그 옆으로는 한국농어촌공사 음성지사가 ‘사정(무극)저수지’를 지키고 있다. 육령(금석)저수지와 백야(용계)저수지와 함께 3형제 저수지로 알려진 ‘사정저수지’는 멀리 대소.맹동을 비롯해 삼성, 생극면 일대까지 농수를 공급한다. 음성군 서북부 지역의 젖줄이라 할 수 있다.

금왕은 한강 이남 최대 금 저장지인 무극탄광이 있어, 옛부터 경제가 발달한 지역. 음성읍이 행정 중심지라면, 금왕읍은 지리적으로 음성군 9개 읍면 중심지로 동서고속도로(평택-제천고속도로) 음성IC, 금왕꽃동네IC가 있고, 각종 산업단지가 개발되며 각종 경제적 중심지로서,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한 곳이다. 이에 따라 금왕읍엔 음성소방서,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등이 들어서 있고, 백야휴양림,수목원,목재체험장 등이 조성돼 방문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금왕생활체육공원 옆에 위치한 충북반도체고등학교는 전국 단위 모집 학교로, 취업률이 높아 최근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또한 육령저수지.사정저수지.백야저수지에서 시작된 응천이 생극과 감곡면을 적시며 남한강 지류로 흘러가고 있다.

생극면 응천변에는 10리벛꽃길, 인도다리, 그라운드골프장 등이 잘꾸며진 휴식공원이 있다. 이밖에도 생극면에는 생리 맴맴동요학교, 수레의산휴양림, 청소년수련원이 있어 깊은 산골 정취를 맛볼 수 있다.

생극면과 감곡면 경계에 있는 방축리에는 고려.조선초 재상가문인 권근3대 묘소가 자리하고 있어 유구한 전통을 자랑한다.

 햇사레복숭아 그리고 감곡역에서

방축리를 지나면 원당초가 기다리고 있다. 원당초는 학생들이 핸드벨 연주로 특성화교육을 진행한다. 원당초부터 시작되는 감곡은 전국 명품 과일인 햇사레복숭아 산지로 유명하다. 이 밖에 영산골엔 철박물관이 명소로 지명도를 높이고 있다. 오궁리 백련서원과 신후재 영정 포쇄행사는 전통을 더하고 있고, 왕장리 매산자락에 위치한 매괴성당은 100여년 역사를 갖춘 곳으로 전국 천주교 순례객들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 단평리에 자리한 극동대와 강동대가 지역의 문화.경제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특히 충북내륙철도 뚫리고, 감곡역이 들어서면 서울동남부 지역을 40여분 이내로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실질적인 수도권 생활이 가능해지리라 예견된다.

(다음호부터 음성로 구간마다 자세한 내용을 소개하겠다.)

저작권자 © 음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