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요즈음 우리사회는 끊임없이 급속한 성장으로 인하여 다양한 갈등이 전국 곳곳에서 표출되고, 갈등과 갈등이 또 다른 갈등이 생겨 고통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갈등요인들이 자꾸 생겨나면서 갈등이 번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사회갈등지수는 OECD 30개국 가운데 4위라고 한다. 갈등이란 말의 뜻은 칡과 등나무라는 뜻으로, 칡과 등나무가 서로 복잡하게 얽히는 것과 같이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의지나 처지, 이해관계 따위가 달라 서로 적대시하거나 충돌을 일으킴을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갈등이라고 모두 다 고통스러운 것은 아니다.

대체로 갈등하면 부정적으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긍정적 기능도 있다. 긍정적 기능으로는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고, 감추어진 문제를 드러냄으로써 근본적인 해결 방법과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 또 토론의 활성화로 사회가 생동감을 지니게 되고, 갈등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개인 및 사회의 발전이 가능한 것이다. 갈등의 합리적 해결을 통해 사회 구성원의 결속을 강화하고, 민주주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부정적 기능으로는 구성원들 간의 믿음을 악화시켜 사회를 분열시키며 공동목표 달성을 어렵게 한다. 갈등이 심화될 경우, 사회가 풍지박산되어 결국 해체될 수도 있으며, 폭력 사용 시 갈등 당사자의 삶의 파괴 및 공동체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기게 된다. 갈등이 존재한다는 건 사회가 건강하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세계 모든 나라가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안고 다양한 갈등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그 여러 갈등 중 심각한 몇 가지를 알아보면 경제적 갈등이 있다. 같은 노동자들 가운데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되어 인격적인 모독, 임금의 격차, 갑과 을의 관계 등 많은 사회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다.

이는 사회의 불안요인이 되어 어느 시점에서 폭발 할지도 모르는 잠재적인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 그 다음이 정치적 갈등이다. 이제 민주주의는 어느 정도 정착이 되었다고 볼 수 있으나 문제는 여당과 야당 간 당파적 이해관계에 얽매여서 정책 협의는 뒷전이고 아귀다툼만 하고 있다. 국민들은 의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하게 관찰하여 선거 때 일침을 가하여야 한다. 아직도 존재하는 게 지역적 갈등이다. 이는 해묵은 갈등 중의 하나이다. 좁은 나라에서 아직도 동서남북으로 갈라져 헐뜯고 있다. 대표적인 현상이 님비(NIMBY)현상과 핌피(PIMFY)현상이다.

님비(NIMBY)는 Not In My Back Yard의 줄임말로 자신이 속한 지역에 쓰레기 소각장, 교도소 등과 같은 혐오 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결사반대하는 현상이다. 반대로 지하철, 백화점 등과 같이 이로운 시설을 자신이 속한 지역에 적극 유치하려는 것을 핌피(Please In My Front Yard)현상이라고 한다. 이 두 용어가 모두 지역 이기주의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런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지역주민들은 피켓을 들고, 머리띠를 질끈 동여매고 눈에 불을 키며 결사반대, 또는 적극유치를 위해 투쟁을 한다. 먼저 정치권과 행정기관에서 지역갈등을 유발시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며, 지역의 대표들이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여 해결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노·사간의 갈등이 심각하다. 기업 경영자들은 자기들만의 이익을 위한 방만한 경영을 일삼는가 하면 귀족강성노조가 무조건 노동자의 보수인상만을 부르짖다보니 국가의 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 기업은 자본가의 돈도 필요하지만 노동자의 노동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노동자들도 무리한 보수인상과 기업경영에 타격을 가해 기업이 망하는 공멸의 사태를 불러일으켜서야 말이 되는가. 따라서 이제는 노사 간에 힘을 합쳐 서로 타협과 양보로서 기업을 경영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 할 것이다. 세대 간의 갈등도 문제이다.

각종 SNS 보급으로 정보를 제때 처리하지 못하는 세대와 빨리 처리하는 세대 간의 격차가 날로 심화되고 있다. 또한 공유하는 문화의 차이, 각종 예절, 공중도덕, 국가관, 결혼관, 식생활 등등 여러 가지 세대 간 다양한 인식차이로 인하여 세대 간의 갈등이 심각하여 소통이 단절되고 있다. 그리고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외국인들의 국내거주 및 귀화와 취직 등으로 인한 다문화갈등도 있다. 한 사회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인종, 종교, 문화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다원화 사회에 접어들수록 사실과 합리성을 존중하는 사회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급속도로 민주화·산업화를 이룬 우리 사회에서 그 동안 잠재돼 있던 문제점들이 갈등을 통해 표출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정부의 갈등관리방법은 여전히 권위적인 자세로 갈등을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다.

갈등은 관리만 잘하면 얼마든지 긍정적 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공무원, 여야정치인, 그리고 기업가, 노동자, 남년노소 모두가 합심해서 사회갈등들을 슬기롭게 해소하는 노력을 기울여 모두가 행복하게 상생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얽히고 얽힌 칡과 등나무를 함께 풀어야지 서로 너만 풀고, 네가 먼저 풀라고 해서야 말이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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