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77년만 건국포장 전수

오는 8월15일 조부를 대신해 독립유공자 건국포장을 받을 박동황씨 부부.
오는 8월15일 조부를 대신해 독립유공자 건국포장을 받을 박동황씨 부부.
1919년 유림들이 파리 강화회의에 한국의 독립을 호소하는 장문의 서한을 보낸 ‘파리장서사건’에 참여했던 한 독립투사가 사후 77년만에 건국포장을 전수받게 됐다.

12일 국가보훈청은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하다 옥고 후유증으로 사망한 박종권(1927년 사망)선생을 독립유공자 건국포장 수상 대상자로 선정하고 선생의 종손인 음성군 원남면 하로리 박동황(75)씨에게 그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1861년 경남 거창에서 출생한 선생은 유림의 거두 면우 곽종석 선생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붓을 잡고 초야에 묻혀있다 나라가 일제에 넘어가자 대한이 자주국임을 알리는 독립운동에 적극 나서게 된다.

선생은 1919년 3월 1일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난 후 김창숙, 곽종석 선생 등 137명의 유림과 함께 파리 강화회의에 한국의 독립을 호소하는 장문의 글을 작성하고 이를 영어, 불어, 독어로 번역해 국내외 대표부에 발송했다.

파리장서는 나라마다 전통이 있어 남에게 복종을 강요받을 수 없고 한국은 삼천리 강토와 4천년 역사를 지닌 문명의 나라이며 자신의 정치원리와 능력이 있으므로 일본의 간섭은 배제되어야 한다는 등 자주국임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파리장서 사건으로 선생을 비롯한 137명의 유림 모두가 투옥돼 극심한 고문과 회유를 당했지만 선생은 당당히 대한의 아들임을 강조했고 결국 옥고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 1927년 6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손자인 박동황씨는 지난 48년 일어난 여순사건으로 조부의 독립공적이 행정기관과 경찰서 등에서 모두 불타 없어지자 각지를 수소문한 끝에 일본 경찰 극비문서인 고등경찰 폭도사에서 조부의 공적을 찾아내는데 성공, 건국포장의 영예를 안겼다.

한편 박씨는 오는 15일 충북도청에서 열리는 광복절 행사 시상식에서 조부를 대신해 독립유공자 건국포장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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