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음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꿈드림) 센터장

 
 

산과들을 푸르게 적시는 오월이다. 바람에 나부끼는 잎새에 오월의 싱그러움이 넘실댄다. 오월은 전국에서 다양한 행사가 개최돼 풍성한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로 가득하다.

우리고장에서도 5월22일부터 26일까지 5일동안 품바축제가 개최된다.

밀레니엄 시대를 맞아 처음 개최한 축제가 어느덧 성년을 맞이한다.

“스무 살 품바 사랑과 나눔애(愛)에 빠지다 ”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선보인다.

처음 축제를 개최할 당시만 해도 품바축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컸다.

“왜 하필이면 거지축제를 하느냐 전국에 거지들 다 끌어들일 거냐“등등의 거친 비난과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품바축제 행사의 주관을 음성예총 산하 각 예술협회 예술인들이 주축이 돼 추진하면서 예술인들이 속앓이도 많이 했다.

예술인들은 자기자신에 대한 작품세계에서 자기의 존재감을 체득하면서 경제적 궁핍함도 극복해 나가려는 예술적 자존심이 강한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인들이 품바축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이끌어가는 것은 품바에 대한 고귀한 가치 때문이다.

“사랑을 베푼 자만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라는 품바의 정신은 이기적 욕망으로 치닫는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공동체 삶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가장 낮은 자세에서 길거리에서 죽어가는 이들을 동냥을 통해 먹여 살린 최귀동 할아버지의 작은 선행이 오늘날 꽃동네를 설립하는 단초가 됐다.

길거리에 버려지거나 병환과 굶주림에 의지할 곳조차 없어 기력이 쇠한 이들은 금왕읍 무극천 다리밑 움막으로 데려와 동냥을 통해 먹여 살린 최귀동 할아버지.

자신도 일제 강제징용으로 끌려가 모진 고문과 학대로 정신과 육체적 상처로 인해 거지생활을 통해 자신의 배를 채우기도 힘든 상황에서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한 삶을 선택한 최귀동 할아버지의 인간에 대한 사랑은 숭고하다.

품바란 각설이타령의 후렴구에 사용되는 일종의 장단구실을 하는 의성어로 전해왔으나 현재는 각설이나 걸인들의 대명사로 일반화 되었다.

품바란 낱말이 처음 기록된 문헌은 신재효의 한국판소리 전 집중 변강쇠가인데 여기에서는 타령의 장단을 맞추는 소리라 하여 입장고라 기술되어 있다.

그 외 다른 설로는 입으로 방귀라 하여 입방귀라고 한다.

이는 피지배계층인 가난한자, 역모에 몰리자, 관을 피하여 다니는 자, 지배계급에 불만을 품고 다니는 자, 소외된 자들이 걸인 행세를 하며 지배계층인 기회주의자, 부정으로 치부한자, 아부와 아첨으로 관직에 오른 자, 매국노들의 집을 찾아다니며 문전에서 입방귀를 뀌어 “방구나 처먹어라, 이더러운 놈들아”의 의미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울분과 한을 내포하고 있음을 뜻한다.

또한 품바란 가진 게 없는 허, 텅 빈 상태인 공, 잡을 수 없는 시, 그것도 득도의 상태에서 겸허함을 의미한다.

예전의 품바들이 구걸을 했다면 음성의 품바는 나눔을 위한 품바다.

달래기만 하는 품바가 아닌 자신이 가진 작은 것을 소외된 이웃들과 나눌 수 있는 품바!

그리하여 모든 사람들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사회를 꿈꾸며 음성품바축제가 스무 살을 맞이한다.

우리나라 건국이념인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의 맥락을 실천하고자 하는 축제가 바로 음성품바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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