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유월은 장미의 계절만큼이나 화려하다. 햇살도 눈부시고 온산하가 초록물결이다. 유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지난 현충일 아침 태극기를 찾아 조기를 만들어 아파트 베란다에 게양하였다. 창문을 열고 아파트를 살펴보니 딱 3집만이 태극기를 게양한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웠다. 지난 현충일 TV에 스쳐지나가는 한 장면이 눈시울을 붉게 하였다. 아들을 나라에 바친 백발 할머니가 국립묘지에서 차디찬 묘지석을 자식의 얼굴을 쓰다듬듯 가슴에 박힌 대못을 움켜잡고 오열하고 있다.

반면 고속도로가 정체로 동맥경화라는 TV뉴스가 더욱 깊은 상념에 잠기게 하였다. 요즘같이 좋은 세상에 여가와 레저를 만끽하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호국영령들의 고마움을 잊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현충일이 있고 6.25전쟁일이 있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나라사랑의 진정한 의미와 중요성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 거기다가 지난 15일 발견된 북한선박을 타고 온 북한주민4명이 밤에 삼척항 앞바다에서 엔진을 정지시켜놓고 대기하다가 날이 밝자 삼척항으로 진입하여 접안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선박은 함경북도에서 출발해 위장조업까지 하면서 눈을 속여 북방 한계선을 넘어 삼척항까지 해상으로 자유롭게 항해하며 넘어 내려온 것으로 조사됐다. 삼척까지 온 북한어선 탐지 못하고 130km를 약 57시간 정도 항해하여 삼척항에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접안을 하여 어민들과 대화하며 귀순의사를 밝혔다는 소설 같은 일이 벌어졌다. 구멍 뚫린 해상 경계 심각성 드러나 관련자들을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더군다나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안보태세 강화해야 할 이때 이번 북한 선박, 삼척 앞바다 부두 정박사건은 군경비테세 기강해이라고 본다.

국방부장관은 이번 사건을 국민 앞에 소상히 밝히고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이번 사건을 살펴보면 해군의 경비나 해양경찰의 경비 그리고 육지의 육군의 해안경비 모두가 빵점이라고 본다. 국방의 중요성은 나라 안에서 살아가는 나와 가족, 사회 구성원이 모두 공동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느냐 없느냐가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득 모윤숙의 시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가 떠오른다.

산 옆 외딴 골짜기에/ 혼자 누워있는 국군을 본다/ 아무 말 아무 움직임 없이/ 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누런 유니폼 햇볕에 반짝이는 어깨의 표지/ 그대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군인이였구나/ 가슴에선 아직도 더운피가 뿜어 나온다/ 장미 냄새보다 더 깊은 피의 향기여/ 엎드려 그 젊은 죽음을 통곡하며 듣노라/ 그대가 주고 간 마지막 말을.../ 나는 죽었노라 스물다섯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의 아들로 숨을 마치었노라/ 질식하는 구름과 원수가 밀려오는 조국의 산하를 지키다가/ 드디어 숨을 거두었노라...’

지금도 정쟁만 일삼는 정치인들이여 부끄럽지도 않은가? 그렇다면 나라 사랑의 방법은 무엇일까? 자기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한참 지난 일이지만 1997년 외환위기 때 전 국민이 금모으기 운동으로 극복했던 열기를 잊었는가? 과연 요즈음 그때 그날처럼 나라사랑을 실천하고 있는가? 냉정하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특히 정치인들은 무릎 꿇고 반성해야한다. 정치 원칙에서 고려되어야 함은 자기당의 당리당략에 움직일 것이 아니라 먼저 나라와 국민을 생각해야 한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라고 뽑아 주었더니 당리당략과 개인의 명예와 이기주의에 혈안이 된 국회의원들 어찌 금배지를 달고 다니는지 뻔뻔하기 짝이 없다. 물을 떠나 고기가 살 수 없듯이 나라를 떠난 국민이 있을 수 없다. 사회발전 과정에 대립과 협조라는 원칙이 있으며 균형이 있어야 한다. 오늘 우리가 안타까워하는 것은 이 중요한 균형점이 깨져가고 있는 점이다. 말없는 국민의 다대수는 여도 야도 다 못마땅해 하고 있다.

공자는 “법(法)으로 이끌고 형(刑)으로 정제(整齊)하는 정치를 하면 백성이 법망을 벗어나도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고 덕(德)으로 이끌고 예(禮)로 정제하는 정치를 하면 백성이 마음으로 부끄러움을 알아 모두 착하게 이를 것이다. “ 라고 말했다. 여와 야는 극한적인 투쟁을 버리고 먼저 나라사랑하는 마음으로 대립에서 협력으로 껴안아야만 된다. 새로운 기분으로 찬란한 역사창조에 앞장서게 모두 이성을 되찾고 냉정한 가운데 협조하고 노력하는 길만이 나라사랑을 실천하는 일이 된다. 이 나라를 이끌어 온 지도층 인사들, 역사속의 그들이 권력욕심, 명예욕심, 재물욕심에 사로잡혀 아전투구만 해 왔고 지금도 그 싸움은 여전하다.

우리들은 항상 나라 사랑의 의미와 나라 사랑의 중요성을 마음에 되새기며 살아가야 한다. 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진심으로 실천해야만 나라가 더욱 발전하고, 국가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에 예의를 갖추어 감사의 뜻을 표하고 임들의 가족들에게 국가의 충분한 보상과 국민들의 따뜻한 배려가 항상 있어야 한다.

저 수많은 호국영령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이제 모두가 나서자. 동족상잔의 6·25전쟁은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국가 안보에 관심을 갖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유비무환의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 저 오열하는 백발할머니의 오열하는 어깨를 마음속이나마 포근히 감싸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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