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 감상

 

 

 

 

 

 

굽어진

할머니의 허리

묘소까지 피겠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47a41375.bmp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280pixel, 세로 960pixel

 

□해설

길에는 곧은 길과 굽은 길이 있지요. 다수의 정서가 아무래도 굽은 길에 마음이 동요되는 것은 우리네 삶이 그래왔기 때문은 아닐까요? 그런 허기진 삶이 빗어낸 굽은 허리. 그 허리를 닮은 할미꽃. 할미꽃은 산과 들, 산비탈 및 전야의 양지쪽 풀밭에서 자랍니다. 특히 야산 무덤가에서 잘 자라지요. 아마도 늘 벌초를 해주어 잡목이 우거지지 않아 할미꽃이 자라기에 무덤이 이상적인 장소를 제공해주는 요인이겠지요. 봄에 솜털을 뒤집어 쓴 잎과 꽃줄기가 무더기로 나와서 비스듬히 퍼집니다. 전초에는 백색의 길고 부드러운 털이 조밀하게 덮여 있고 꽃줄기는 봉오리를 매단 채로 나옵니다. 종 모양의 적자색 꽃이 고래를 숙이고 다소곳 피는 모습은 꼬부랑 할머니를 연상케 합니다.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갯길을 꼬부랑 꼬부랑 넘어가고 있네.

꼬부랑 꼬부랑 꼬부랑 꼬부랑 꼬부랑 꼬부랑 고개는 열두 고개 고개를 고개를 넘어간다.'

귀에 익은 동요입니다.

-시인 반영호

 
저작권자 © 음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