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 감상

 

 

 

 

 

 

주정
           


가슴속
응어리들을
풀어내는 몸부림

 

 

 

 

 

 

 

 

 

 

□해설
 왜 아니겠어요. 뭐가 그리 쌓였는지 한 말 또 하고 또 하고 반복하는 데야 질리고 말죠. 그런데 醉中眞談(취중진담)이라고 했던가요? 횡설수설 되풀이하는 말 중에 진심이 있을 수도 있겠지마는 좋게 해석하는 위로의 말이고, 주정을 듣는 다수는 지겹고 짜증나는 게 주정이지요. 주정. 술 주(酒)에 술 취할 정(酊)이라…. 여기서는 술에 취하여 함부로 하는 말이나 행동인데, 술을 마신 뒤에 나쁜 버릇으로 하는 언행으로 주사(酒邪)라 해도 좋겠지요? 지금이야 음주문화가 많이 달라져서 주정하는 사람도 적고 또 주정을 들어주는 이도 없지요. 술 취한 이웃집 아저씨가 가슴속에 끓는 응어리를 토해내고 있다 생각하며 그저 ‘저 심정 오죽하랴!’는 듯 너그러이 받아넘기는 배려의 시입니다.


-시인  반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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