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 감상

 

 

 

 

 

 

 

넝쿨

울림동인 이 선 주

 

세상을

더듬고 있다

날 수 없는 애달픔

 

 

 

 

 

 

 

 

 

□해설

 

식물과 동물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식물은 스스로 양분을 만들어 살아가고, 동물은 스스로 양분을 만들 수 없으므로 다른 생물에 의존하여 살아간다. 동물은 운동 기관이 있으므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식물은 땅 속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므로 이동하지 못한다는 게 식물과 동물의 일반적인 정의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넝쿨 식물은 비록 기어서 가지만 이동하며 살아가는 특징을 가졌다는데 초점을 맞췄다.

다른 식물과 다른 차원의 식물이 되자니 더듬더듬 여간 힘겹겠냐만 기어가는 고난을 넘어 비상을 꿈꾸며 현실을 애달파하는, 넝쿨식물의 강인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비슷하지만 다른. 조금 다르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게 사람들이다. 길게 뻗어 나가면서 다른 것을 감아 오르기도 하고 땅바닥에 퍼지기도 하는 식물의 줄기가 마치 인생과도 같지 아니한가?

-시인 반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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