愁離山되찾기추진위, 충북도지명위원회 건의 예정....생극.충주시민도 힘모아

▲愁離山되찾기추진위가 愁離山으로 변경을 건의한 수레의산 전경.
▲愁離山되찾기추진위가 愁離山으로 변경을 건의한 수레의산 전경.

수레의산을 ‘수리산(愁離山)’으로 명칭을 반드시 바꿔야 한다!

생극면 ‘愁離山명칭되찾기추진위원회’(위원장 오삼선, 간사 임흥완. 이하 ‘愁離山되찾기추진위.’)가 2017년~2018년 2년간 ‘수레의산’의 옛 이름인 ‘수리산’ 명칭을 되찾기 위해 서명운동을 전개해, 총 2,318명(생극면민 2,076명, 감곡 월정리 59명, 충주 신니 문락리 113명, 재경생극면민회 70명) 서명을 받고, 자료집을 제작해 음성군에 명칭변경을 건의했었다. 그러나 음성군지명변경위원회에서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가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제작한 지도에 표기된 수리산, 수레의산 모습.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제작한 지도에 표기된 수리산, 수레의산 모습.

■ 현 지도, 수레의산.수리산 따로 존재 표기....군사적 목적으로 일방 제정

현재 통용하고 있는 지도(도엽번호 NJ52-9-28, 장호원 편)에는 수레의산과 수리산이 각각 따로 존재하는 것으로 표기되어 있다. 현재 ‘수레의산’(679.4m 한글지명)은 충북 음성군 생극면 차곡리 산 46-1.(충주시 신니면 문락리, 생극면 생리 경계)로써, 1961년 4월 22일 국무원고시 제16호로 제정고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수레의산 정상에서 서북방향 능선 1.0km 지점(차곡저수지와 연접) ‘수리산’(462.6m, 한글지명)이 충북 음성군 생극면 차곡리 산 41.(감곡면 월정리. 생극면 차곡리 경계)로 표기되어 있다. 이는 1961년 4월 22일 국무원고시 제16호, 1998년 8월 17일 국립지리원고시 제1998-171호로 2차례 제정고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愁離山되찾기추진위는 1958년부터 1961년까지 육군 측지부대가 전국지명 137,000 건을 일제히 조사해 12만여 개 고시한 가운데, 수레의산과 수리산을 각각 따로 고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리산 위치가 ‘중원군 노은면 법동리’(1961년 국무원고시)에서 ‘음성군 감곡면 월정리와 생극면 차곡리’(1998년 국립지리원 고시)로 변경된 것을 지적하면서, 현 지도상 수리산(462.2m) 지점은 실제 산(정상)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주봉(현 수레의산)에서 북서쪽으로 뻗은 완만한 능선에 불과해, 차곡리 주민들을 비롯한 지역사회에서도 존재 사실조차 전혀 모른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각각 두 개 산으로 지명을 표기한 것은 6.25한국전쟁 후 군사적 목적으로 육군측지부대가 현지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제작한 결과이며, 일제강점기 제작된 조선전도(1914년)에 표기된 ‘차의산’(車衣山)을 지역사회의 충분한 의견 수렴없이 졸속 한글 풀이로 ‘수레의산’이라 바꾼 것이라고 愁離山되찾기추진위는 성토했다.

여지도서에서 표기된 '愁離山' 지도 모습.
여지도서에서 표기된 '愁離山' 지도 모습.

■ 역사적 자료(고지도.문헌)상 ‘愁離山’ 유력한 명칭!

愁離山되찾기추진위는 역사적 측면에서 고지도와 문헌상 ‘수리산’ 명칭이 유력하다고 주장했다. 고문헌 기록에 따르면 △여지도서(1724~1732.조선 영조): 愁離山(수리산), △대동여지도(1861.조선 철종): 車衣山(차의산), △충주목지도(1872. 조선 고종): 愁離山(수리산), △음성읍지(1899. 조선 고종): 愁離山(수리산).車山(차산).鷲山(취산) 3개 명칭, △증보문헌비고(1903~1908): 車儀山(차의산).鷲山(취산) 2개 명칭으로 기록됐다. 참고로 鷲山(취산)의 한자 ‘鷲’는 ‘수리鷲’이다.

특히 음성향토문헌인 음성지명지(1998), 음성민속지(2002), 음성의 구비문학(2005), 음성군지(2008)에서 ‘양촌 권근 묘소 이장(移葬)과 수리산 연못’에 관한 유래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노승이 동쪽 높은 산봉우리 수리산을 가리켰다’는 기록을 들어, ‘愁離山’ 명칭으로 변경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생극중 교가 가사 모습.
생극중 교가 가사 모습.

■인근 초.중학교 교가, 지역사회 전통, 인접 지역주민도 ‘愁離山’ 인식

또 愁離山되찾기추진위는 산 인근 초.중학교 교가에 공통으로 ‘수리산’이 들어가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그 내용을 보면, △생극초(1931): ‘수리산 높이 솟아~’, △생극중(1967): ‘수리산 높은 정기~’, △오생초(1947): ‘수리산 높은 기상~’, △감곡 상평초(1934): ‘백두산 뻗은 가지 수리산 이루고~’ △감곡 원당초(1959): ‘수리산 봉우리에 감도는~’으로 각각 쓰여 있다.

이는 愁離山(수리산)이 지역 학교 교육 정신의 근간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 愁離山되찾기추진위 간사 임흥완 전 감곡면장은 “지역 학교에서 주봉(현 수레의산)보다 낮고 평범한 산(현 수리산) 이름을 교가로 부르는 것은 상식이하”라고 잘라 말했다.

나아가 愁離山되찾기추진위는 생극면 지역사회에서는 예부터 주봉을 愁離山으로 부르기 때문에, 지난 2017년 11월 산 정상에 정자를 건립하고, 원래 산 이름을 따 ‘愁離亭’(수리정)으로 지었다고 소개한다. 또 이 산과 인접 마을인 차곡리와 생리 마을은 매년 음력 동짓달에 ‘愁離山 산신제’를 지내는 것과, 예전부터 차곡리 마을명도 수리울로, 차평저수지 아래 들판을 수리뜰로 부르고 있는 점 등을 들어, 愁離山 변경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게다가 인접지역인 감곡면 월정리와 충주시 신니면 문락리(회문, 동락) 주민들 역시 예부터 줄곧 정상 봉우리를 愁離山으로 불러왔기 때문에, 원래 명칭으로 복원하기를 갈망하며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특히 2013년 개통된 ‘평택-제천 고속도로’ 충주 신니면 문락리 구간 터널 명칭 또한 ‘수리산 터널’로 명명된 것을 들어, 愁離山으로 변경할 것을 강력히 주장했다.

평택-제천고속도로 수리산터널 모습.
평택-제천고속도로 수리산터널 모습.

■ 현재 愁離山 명칭, 인근 동일 지명 있어서, 통일.개정 어려울까?

愁離山되찾기추진위가 건의한 ‘수레의산을 愁離山으로 명칭 변경 건의건’에 대해 지난 2018년 음성군지명위원회는 현재 주봉 수레의산과 수리산이 북서쪽 1km 지점에 각각 존재한다는 이유로 지명 변경에 부정적인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음성군 관계자는 愁離山되찾기추진위가 충북도지명위원회에 다시 건의해, 군에 의견을 요청할 경우, 다시 자료를 검토하고 신중하게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愁離山되찾기추진위 임흥완 간사는 “고문헌에선 愁離山(수리산), 車山(차산), 車衣山(차의산), 鷲山(취산) 등 시대에 따라 기록이 다르지만, 엄연한 사실은 각각 두 개의 산이 아닌, 오로지 愁離山이 전체를 지칭한다”면서 “역사성.주민인식.지역 상징성.지역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바, 현재 주봉 한글 명칭인 ‘수레의산’(679.4m)을 최초 한자 이름인 ‘愁離山’(수리산. 근심이 떠나는 산)으로 변경하고, 산 능선인 수리산(462.6m)은 근래 붙여진 생소한 명칭으로 지역 사회조차 존재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에 폐지하는 게 당연하다”고 건의했다.

2018년 수리산변경추진위 위원장을 맡았던 오삼선 생극이장협의회장도 “근심이 떠나는 산, 愁離山은 수백년 전 선조들이 지었고,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줄곧 불러왔던 이름”이라면서 “잃어버린 소중한 愁離山 이름을 되찾아 후손들에게 영원히 물려주는 게 우리의 역사적 소명”이라고 말했다.

‘수레의산을 愁離山으로 지명 변경 건의안’이 충청북도지명위원회에 상정할 경우, 충북도지명위원회는 음성군과 충주시에 의견 요청 후 심의 통과하면, 국토지리정보원의 의결로 최종 확정된다.

현 지도상 인근에 동일 명칭이 위치한다는 이유로 과연 愁離山 명칭으로 통일.개정이 어려운 걸까?

현 수레의산 정상에 세워진 수리정 모습.
현 수레의산 정상에 세워진 수리정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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