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음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꿈드림)센터장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청소년기는 남다르고 다양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그중에서 나는 누구이고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 것일까에 대한 의구심을 한번쯤은 가져봤을 것이다.

밤하늘의 별을 보며, 은하수의 세계로 여행을 하듯, 상상의 날개를 마음껏 펼쳐보기도 했을 것이다.

청소년기는 흔히 질풍노도의 시기라고도 하며 정체성을 형성하는 시기라고도 한다. 생각의 다양성과 경험에 대한 자신만의 해석의 틀을 갖고 온갖 충돌을 하면서 체험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며칠 전 인터넷을 검색하다 우연히 보게 된 뉴스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청소년기에 열정적인 연애를 한 사람은 성인이 된 후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미국 버지니아 대학 심리학과 조셉 엘렌 교수팀은 샬러츠빌에 거주 중인 청소년 146명을 대상으로 14년간 추적 조사해 청소년기에 맺은 관계가 성인이 된 이후 혈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봤다.

연구팀은 17~19세 실험 참가자의 연애 관계에 대해 조사한 뒤, 그들이 29~31세가 됐을 때 혈압을 측정했다.

그 결과 청소년기에 낭만적이고 열정적인 연애를 했을수록 성인기에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열정적인 연애 정도는 혼자 보낸 시간과 연인과 보낸 시간, 관계 척도 등을 통해 측정했다.

연구팀은 해당 관계가 혈압을 높인 것에 대해 아직 어린 청소년기에 관계가 잘 이뤄지지 않았을 때 경험하는 스트레스에 자주 노출됐기 때문이라고 봤다.

엘렌 교수는 “청소년기에 강렬한 연애를 했다는 것은 혼자서 자기계발을 하거나 친구와 우정을 쌓는 등의 시간을 제대로 보내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또 연인과 쌓은 우정은 꾸준하고 친밀한 우정과는 반대로 많은 갈등과 논쟁이 있는 우정을 쌓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열정적인 연애를 할 청소년을 예측할 수 있는 인자도 있었는데, 해당 경로를 따른 청소년들은 강한 통제를 하는 부모 아래에서 자란 경향이 있었다.

엘렌 교수는 ”강한 통제를 하는 부모는 아이들이 규칙을 따르지 않으면 죄책감을 느끼게 만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모 아래에서 자라 청소년기에 연애한 아이들은 통제하는 가족에게서 벗어나는 느낌까지 더해 매우 강렬한 관계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엘렌 교수는 “해당 연구 결과는 청소년기의 사회적 관계가 성인기 건강 등 상당히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견해를 뒷받침한다”며 “앞으로 알아봐야 할 생리학적 메커니즘도 제안한다”고 말했다.

물론 우리나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나라의 문화가 포괄하고 있는 정서적 차이는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이고, 이를 해소하거나 제거하지 않은 채 생활하다보면 누적된 스트레스가 상처로 성인기까지 갈 수 있고, 그것이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십여 년에 걸친 조사는 꽤나 설득력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생애주기별 발달과업이 있고, 이를 잘 해결하지 않거나, 제때에 성취하지 못하면 다음단계의 생활에서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청소년기는 신체적, 지적성장 및 자아정체감과 가치관을 형성하는 시기이다.

청소년시기에 맞는 발달과업을 이룩할 수 있도록 주위의 많은 애정과 관심이 더욱 절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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