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천(鷹川)

생극면 응천공원 구간 응천 전경.
생극면 응천공원 구간 응천 전경.

“서쪽 바다 향해 한강물 천리 여정 나서며 / 북진(北進)하는 냇물아 / 흘러흘러 어디로 가나? // 숨겨진 마을 이야기와 풍경과 서정을 품고 / 물결 따라 퍼지는 들꽃 향기여 / 옷자락에 흩날리는 짙은 향수여 / 중년 여인 발걸음 멈춰 세우는 시비(詩碑)여.” --기자의 졸시, ‘응천(鷹川)’ 전문--

본보는 ‘음성군 물길을 찾아서’ 시리즈를 기획 보도하고 있다. 이번호 독자들은 ‘응천’(鷹川)을 찾아가보자. --편집자 주--

▲음성군소하천 위치도-금왕.생극.감곡
▲음성군소하천 위치도-금왕.생극.감곡

■ 금왕.생극 들녘을 적시는 한강수계 지방하천

한강수계 지방하천인 응천 길이는 총 15.1km이다. 금왕 백야리에서 시작한 응천은 금왕읍과 생극면 들녘을 적시며 흘러가다, 감곡 원당리에서 국가하천 청미천과 합류한다.

여기서 잠깐, 국가하천과 지방하천에 대해서 알아보자. 하천법에 의하면 하천 면적과 흐르는 지역에 따라 ‘국가하천’으로 지정된다. 유역면적 합계가 200㎢ 이상인 하천과 다목적댐 하류가 대표적인 국가하천이다. 또 유역면적 50~200㎢로 인구 20만 명 이상의 도시 또는 상수원보호구역과 국립공원 등을 관통하는 하천도 국가하천에 포함된다. 지방하천은 하천법에 적용받는 하천으로서, 특별시장.광역시장. 도지사가 지정한 하천을 말한다. 지방하천은 준용하천에 유입하거나 이로부터 분기되는 수류를 포함한다.

응천과 금왕읍 시가지 모습.
응천과 금왕읍 시가지 모습.

■ 44개 소하천 합류....우리말, ‘무기’ 지명과 관련

다시 응천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응천 발원지는 금왕읍(소속리산)을 비롯해 음성읍 서북쪽(보현산), 생극면 산악지대(수리산) 등 여러 곳이다. 응천 주물줄기로 말하면, 보현산과 소속리산 자락에서 솟은 샘물이 백야리 ‘때째천’을 지나 백야저수지에 본격 시작한다. 저수지로 말한다면, 흔히 ‘삼형제 저수지’라 부르는 금왕읍 금석(육령)저수지, 무극(사정)저수지, 용계(백야)저수지와 생극면 관성.차평저수지에서 응천 물줄기를 형성하고 있다.

음성군 중북부 지역을 관통하는 응천은 총 44개 소하천이 합류하며 세력을 키운다. 자세히 보면 금왕읍 비선거리천 등 12개와 생극면 오신천 등 26개, 감곡면 선골천 1개, 그리고 동쪽에서 음성읍 사정천 등 5개 소하천이 합류한다.

이 응천이 흐르는 주변에 금왕읍 시가지를 비롯해, 생극면 소재지가 형성됐다. 특히 응천은 비옥한 토양을 만들어, 금왕 정생들판을 비롯해 생극 차평들판 등 넓은 평야지대에서 농업을 발달시키게 했다. 근래 들어서는 다양한 제조업 시설들이 늘어나고 있다.

참고로 금왕읍 중심 마을인 ‘무극리’(無極里) 지명이 응천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극은 오래 전부터 불려오던 우리말 지명인 ‘무기’를 한자로 표기한 것. 우리말 ‘무기’는 ‘강이나 하천 주변에 넓게 펼쳐진 곳’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한 금왕 주민은 ‘무기’와 관련 깊은 지명이 쌍봉리에도 남아있다고 기자에게 전했다. 아마도 쌍봉리 지역을 흐르는 강구천이나 강거리천 근처 지명이라 기자는 추측한다.

생극 응천공원 전경.
생극 응천공원 전경.

■ 생극 응천공원과 무극교! 야망을 갖고 떠난 이들이 그리워~

무엇보다 응천 주변에는 다양한 이야기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응천에 대표적인 시설은 생극 응천공원이다. 생극 응천공원 일원에는 응천십리벚꽃길, 출렁다리, 시민휴식공원, 파크골프장 등이 조성돼 있다.

또 하나는 금왕읍 무극교다. 무극교는 국내 최대 복지시설인 꽃동네 설립의 첫 단추인 최규동 할아버지가 기거하며 나눔을 실천한 곳. 최근 금왕읍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노금식)는 이 무극교 새 단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 백야저수지와 백야휴양림, 음성군노인복지관, 음성소방서, 무극전통시장이 있고, 생활근린공원으로 탈바꿈할 예정인 용담산과 금왕 응천산책로, 금왕하수종말처리시설 등이 있다. 또 응천 끝엔 음성군친환경에너지타운(분뇨처리시설)이 대규모로 공사 중이다.

 

북동쪽이 주로 높은 산악지대인 한반도 지리적 특성상, 우리나라 하천 대부분은 남.서쪽으로 흘러간다. 그런데 응천은 북쪽으로 흐른다. 북향하천은 전국에서 손가락 꼽을 정도로 몇 안된다. 왕조시대 풍수리지에 의하면, 북향하천은 흔히 반란과 반역의 기세를 갖고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왕조시대에 북쪽은 임금(왕)이 있는 곳을 가리키기 때문. 임금이 있는 곳은 아무나 쉽게 접근할 수 없다. 우리나라 하천과 강이 대부분 남.서진 하거나 동진하는 것도 이렇게 해석한다.

그러나 민주주의 시대에 들어선 오늘날 북향하천은 출세와 성공을 위한 야망의 기세로 바꿔 해석할 수 있으리. 생각해보라. 응천이 흐르는 금왕.생극.감곡의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북쪽인 서울이나 수도권을 향해 떠났다. 모두들 더 나은 인생을 꿈꾸면서.... 응천에 서니 그들이 그리워진다.

▲금왕 무극교 모습.
▲금왕 무극교 모습.
▲응천에서 바라본 용담산 전경.
▲응천에서 바라본 용담산 전경.
▲생극 출렁다리 모습.
▲생극 출렁다리 모습.
▲청미천이 감곡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청미천이 감곡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백야저수지 모습.
▲백야저수지 모습.
▲육령저수지 항공사진 전경.
▲육령저수지 항공사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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