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종렬(삼성 청룡초등학교장)

‘산골짝에 다람쥐 아기 다람쥐…….’
그런 노래가 저절로 나올법한 꿈과 낭만이 있는 행복한 작은 학교!
신선한 산 냄새가 나를 행복하게 하고 산골짜기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산야초의 풋풋한 향기랑 맑은 공기가 나를 더욱 행복하게 한다.

아이들은 또 얼마나 순진무구한가.
지난해 말 겨울방학식을 하는 자리에서 아이들에게
“오늘부터 40일간의 긴 겨울방학을 맞게 되어 참으로 기쁘고 즐겁죠?”하고 물었다. 그런데 의외로 아이들의 대답은 “와!”하는 함성이 아니라 “에~이”하는 것이 아닌가. 분명 선생님들과의 헤어짐의 아쉬움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생각에 순간 가슴이 뭉클하고 잠시 눈시울이 붉어졌다.

68명의 학생들이 오순도순 모여 공부하는 작은 시골학교. 그러나 얼마나 아기자기하고 낭만적인지 모른다.
한 학급당 10명 남짓해 각자의 성격을 일일이 꽉 꿰고 있을 만큼 서로에 대한 정이 각별하고 보니 수업이 곧 놀이가 될 정도로 즐겁게 공부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엔 전국 최초로 야간에 지역주민과 어우러진 「달빛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였다.

도시로 학생들이 자구 떠나면서 쓸쓸해진 학교. 게다가 학생들만의 쓸쓸한 학습발표회. 너무나도 안쓰럽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온 마을 어른들과 함께 하는 축제로 어린이들의 빈마음을 가득 채우려는 생각에서 야간에 학부모와 동문, 지역주민 등 교육공동체가 함께 어우러지는 마을 축제를 열었는데 다행히 언론의 관심과 화제가 만발 했다.

더욱이 축제가 끝난 후 깊어가는 가을 달빛 아래 자모회에서 마련한 푸짐한 음식을 맛있게 먹으며 학부모와 어린이들이 한데 어울린 화기애애한 한바탕 마을잔치는 평생 잊을 수 없다.
이제 학생수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여서 언제 우리 학교가 분교로 격하되고 또 폐교될지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이름 모를 잡초로 뒤덮인 학교 운동장, 녹이 슨 그네와 미끄럼틀, 깨진 창문들, 상상만 하면 마음이 우울해 지는바 어떠하든 우리 학교가 영원히 아름다운 학교로 남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다행히 충청북도교육청에서 금학년도 특색사업의 하나로 펼치는 행복한 작은 학교 조성으로 농촌교육을 살리고 지역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행복한 작은 학교 가꾸기」운동은 시골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한 참으로 훌륭한 시책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1층뿐인 건물이지만 오순도순 모여 선생님의 사랑과 온 마을의 관심속에서 사랑과 꿈을 먹으며 무럭무럭 자라나는 우리 학교 학생들은 세상 누구보다 행복하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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