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재 영(청주고등학교 교장)

푸르름이 짙어 가는 싱그러운 5월, 교육계가 어수선한 가운데 스승의 날을 맞게 되니 마음이 무겁다.
마틴 부비는 “모든 참다운 삶은 만남에서 비롯된다”고 만남의 소중을 강조했고, 야스퍼스는 만남을 “겉 사람과 겉 사람끼리의 피상적 만남과 인격과 인격끼리의 깊은 실존적 만남을 들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많은 만남 중에서 스승과 제자의 만남은 그 어느 만남보다 소중하고 뜻 깊다.
정치가가 되려던 플라톤은 철학자이며 위대한 스승인 소크라테스를 만나 진로를 바꿔 철학자가 되었다.
순자(荀子)의 권학편(勸學篇)에 청출어람 청어람(靑出於藍 靑於藍), “청색은 쪽에서 나왔지만 쪽보다 더 푸르고, 빙수위지 한어수(氷水爲之 寒於水), 얼음은 물에서 나왔지만 물보다 더 차다고 했다.

그 동안 교사는 부(富)도 권력도 명예도 뒤로 한 채 제자가 스승보다 우뚝하게 자라는 기쁨(출람지예 出藍之譽)을 보람으로 교단을 지켜 왔지만 오늘의 교육현장에서 “교사는 있으나 스승은 없고 학생은 있으나 제자는 없다”는 자조(自潮)섞인 말들이 나돌고 있고, 자치통감(資治通鑑)에 “경사(經師)는 만나기 쉬워도 인사(人師)는 만나기 어렵다”고 했다.

스승과 제자는 사람과 존경으로 맺어진 인격적 결합 이어야하고 평생동안 끈끈한 정(情)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제 우리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서로의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고 그리고 나는 스승다운 교사인가, 나는 제자다운 학생인가를 생각해보면 스승에게 종아리 맞았다고 경찰에 스승을 고발하는 제자는 없어 질 테고, 수업의 설계인 지도안 쓰는 게 잡무(雜務)라고 하는 생각은 줄어들지 않을까?교단이 빨리 안정되어 구성원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화기애애한 가운데 즐거운 학교에서 생활하기를 기대하여 스승의 날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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