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환 강동대 사회복지과 교수,행정박사

 
 

과이불개(過而不改)는 논어의 ‘위령공편’에 나오는 구절로 ‘잘못이 있음에도 고치지 않는다’라는 말로 2022년 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어’로 최근 회자된 바 있다. 반면 과즉개지(過則改之)는 맹자의 ‘공손추 하편’에 나오는 말로 훌륭한 군자는 ‘잘못을 알면 그 즉시 개선한다’는 말이다.

지난해의 가장 큰 국가적 행사는 대통령선거와 정권교체였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중심제 국가에는 중임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아도 이러한 원칙(?)은 일반적이다. 미국의 경우 일부 대통령만이 연임에 실패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대통령 중 연임에 실패한 경우는 제럴드 포드, 지미 카터, 조지 부시(아버지), 그리고 트럼프에 불과하다. 이중 포드와 부시의 경우 전임자들이 연임하였기 때문에 정당을 기준으로 보면 3연임이었다는 측면에서 예외로 한다면 카터와 트럼프를 제외하고는 모두 재선에 성공하였다. 우리나라도 동일 정당에서 연속적으로 대통령을 배출하는 것이 1987년 개헌 이후의 일반적 형태였다. 유일한 예외가 전임 대통령 문재인이었다.

대통령중심제 국가의 이러한 투표행태는 정권교체라는 열망으로 변화된 민심이 일정 기간 지속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정치 권력의 ‘고인 물’화하면서 개혁과제가 새롭게 등장하며 새로운 정권에 대한 열망이 정권교체로 이어지는 것이다. 마치 ‘오른발-왼발’ 하며 걷는 것처럼 민주국가는 좌우 정권교체를 통해 지속해서 전진하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연임에 실패한 정권이 얼마나 혹독한 국민적 심판을 받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 정권의 평가는 한마디로 과이불개(過而不改)의 전형이다. 적폐청산을 외치며 전직 두 대통령과 직전 대법원장 그리고 전 정권의 국정원장들을 구속하며 대대적인 국정개혁을 시도하였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새롭게 출범하고, 소위 ‘검수완박’법이 통과되면서 경찰의 수사권이 크게 강화되는 등 국정체제의 변화가 시도되었다.

그러나 이들 개혁 중 진정성을 평가할 만한 것이 있긴 한지 모르겠다. 존재감도 알 수 없는 공수차장의 시무식에서의 눈물의 찬송가와 여당 다선 의원 집에서 발견된 수억 원대 현금다발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고등학생까지 마약에 손을 대고 있다.

저출산·고령화의 인구학적 거대한 변화에 직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의 개혁을 방기(放棄)하였다. 오히려 소위 ‘문재인 케어’로 의료쇼핑을 조장하고, 외국인에까지 무차별적으로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수십조 원의 건강보험적립금을 탕진하였다. 부동산값 폭등을 통해 국민의 부채를 천문학적으로 늘려놨다. 공무원이 서해에서 적에 살해되었음에 불구하고, 월북하려 했다며 고인의 모욕했다. 또한, 재판에서는 판사의 성향에 따라 유무죄가 결정되는 시대가 되었다. 자신들의 잘못을 숨기기 위해 각종 통계를 왜곡하기까지 하였다.

계묘년(癸卯年)은 구악(舊惡)이 제대로 청산되는 과즉개지(過則改之)의 한 해가 되길 기원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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