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나영 음성가정(성)폭력상담소장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으려는 욕구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거기에 너무 의존하다보면 상대방의 관심과 인정을 받아야만 된다고 생각하고 이를 입증하기 위해 사람들의 환심을 사느라 필요 이상으로 많은 시간과 열정, 그리고 돈을 쏟아 붓기도 한다. 때로는 사회적 평판을 지나치게 의식하여 애를 쓰며 노력하고도 실패하거나 거절을 당하면 아무런 보람을 느끼지 못한다.

늘 남의 마음에 들기 위해 사는 삶은 과연 어떨까? 스스로를 인정하기 보다는 남이 나를 인정해줘야 마음이 편한 탓에 조금이라도 일이 어긋난 날엔 어리석어 보이는 자신을 엄청나게 비하하고 실수라도 저지르는 날엔 정말 죽을 맛이다.

필자는 평소 상담이나 교육을 통해 사람 만날 일이 많은 편인데 어떤 날은 나도 모르게 소소한 말수를 하기도 하고 때론 다소 공격적인 질문을 던지는 교육생들을 만나기도 한다.

지금이야 자잘한 실수는 웃어 넘기기도 하고 다양한 교육생들의 태도에도 적절히 반응하면서 큰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처음 일을 시작하던 때를 생각하면 당시엔 마치 나의 약점이 드러난 것 같아 견딜 수가 없었다.

완벽주의자가 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지만 ‘그래야 한다’는 부담감이 무의식중에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는 것을 어느날 문득 깨달았다.

살아오는 동안 ‘좋은 사람’ ‘유능한 사람’이라는 평판을 지키려고 애를 쓰며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했던 것은 아니었던지 생각해보았다.

나는 결코 완벽한 사람이 아니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수긍하게 되면서야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우리 사회는 매사에 완벽한 사람을 원한다. 부모와 사회도 성공을 구가하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아야만 훌륭한 사람이라는 가치관을 심어주었다.

직장이나 사회에서는 항상 최선을 다해야하며 모든 것은 과정보다는 결과로 인정받는분위기다. 물론 유능한 인재들도 필요하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는 중요하다. 하지만 능력이나 결과만으로 평가받고 인정받는 사회는 자칫 과도한 경쟁주의를 부추기고 완벽해야만 한다는 강박증은 현대인들의 정신건강을 무너뜨릴 수 있다.

스스로를 인정하기 보다는 남이 나를 인정해줘야 안심이 되고 조금이라도 일을 그르친 날은 노력을 하고도 아무런 보람을 느끼지 못한다. 이런 날들이 계속 되면 점점 일하기가 싫어지고 정서적 신체적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는 지극히 자연스러운것이며 이해할 만한것이지만 우리는 타인이 세운 잣대에 맞추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 잘못을 지적하면 겸허하게 받아들이면 된다.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도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부족한점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무엇보다도 자신을 믿고 존중하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자. 어차피 삶이란 자신만의 색깔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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