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산과 망이산성, 그리고 봉수대

마이산 망이산성 성곽 길 모습.
마이산 망이산성 성곽 길 모습.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애국가 2절 가사 첫 구절이다. 그런데 과연 서울 남산 위에는 소나무가 있을까?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 인터넷에도 검색되지 않는다.

반면 삼성 마이산 정상에는 멋진 소나무 한 그루가 있다. 푸른 빛으로 꽤 오랜 세월을 묵묵히 정상을 지켜오고 있다. 오랜만에 기자는 삼성면 마이산을 올랐다. 저마다 봄꽃들이 앞다퉈 피어나는 봄날, 마이산 꼭대기 소나무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편집자 주--

▲마이산 정상 소나무 모습.
▲마이산 정상 소나무 모습.

■ 한남금북 정맥 끝, 경기 남부.충북 경계산

마이산(472m)은 경기 남부권과 충북 경계에 서 있다. 삼성면 대사리, 양덕리, 대야리와 경기 안성시 일죽면 금산리, 이천시 율면 산양리 등에 걸쳐 있기 때문. 마이산은 백두대간 속리산 천왕봉에서 분기한 한남금북정맥 한 부분이다. 이 한남금북정맥은 마이산 서남쪽 칠장산에서 남쪽 금북정맥과 북쪽 한남정맥으로 각각 나뉜다.

일부가 ‘매산’으로 부르기도 하는 ‘마이산’(馬夷山.馬耳山)은 ‘외적을 망보는 산’이라는 의미인 ‘망이산’(望夷山)에서 변한 이름이다. 이름에서 짐작하 듯, 마이산은 옛날부터 군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갖고 있다.

마이산은 여러 방면에서 오를 수 있다. 이 가운데 음성군 지역에서 가장 안전하게 오르는 길로 양덕1리 동리마을 서쪽 700여M 지점에서 오르는 길을 추천한다. 이 등산로는 정상까지 1시간이면 충분히 오를 수 있다. 등산로 시작 지점에서 30여 분 올라가면 800고지 쯤에 조망대 쉼터가 있다. 삼성,대소,진천까지 넓은 평야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내 발걸음을 재촉하면 금새 석축을 새롭게 단장한 망이산성 외성이 눈에 들어온다.

▲망이산성 성곽 위 정자 모습.
▲망이산성 성곽 위 정자 모습.

■ 망이산성 성곽 길을 걷다

망이산성은 마이산 정상부에 내.외성 구조로 이뤄져 있다. 정상을 중심으로 토성인 내성이 축성돼 있고 있고, 이곳을 기준으로 약 3Km 주위로 외성 성곽을 돌려쌓은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성벽을 오르면 정자가 우뚝 서 있다. 정자 이름이 없다. 문득 ‘망루정’이라는 이름으로 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정자 왼쪽 20M 지점 움푹 패인 곳에 물이 고여 있다. 음성군에서 ‘미호천 발생지’라는 표지판을 세워 놓았다. 여기서 흘러내린 물은 양덕저수지를 지나 삼성.대소.진천 일대 농군들이 농업용수로 유용하게 사용한다. 그리고 도도한 미호강 물길을 따라 서해로 흘러간다.

매산사와 헬기장으로 오르는 오솔길에도 봄기운이 완연하다. 헬기장에서 동쪽으로 방향을 틀고 걷다보면 어느새 정상이다. 정상부엔 봉수대가 자리를 잡고 있다. 그 옆으로는 소나무 한 그루가 자리를 잡았다. 이 소나무는 푸른 옷을 입고 오랫동안 묵묵히 시간과 등산객들을 지켜봤으리라. 정상에서 남쪽으로 가파르게 내려오면 우물과 쉼터가 기다린다. 그리고 정상에서 동편을 향하면 내성과 외성터, 그리고 남문터를 만난다. 남문터에서 동쪽 내리막길은 대야리.용대리로 가는 길. 방향을 틀어 성루 오솔길을 걸으면 처음 만났던 정자, ‘망루정’이다.

▲망이산성 봉수대 모습.
▲망이산성 봉수대 모습.

■ 봉수대, 국가지정문화재 지정받아

산 정상에는 봉수대 터가 자리를 잡고 있다. 이 봉수대는 옛날 대표적인 통신 기능을 담당했던 곳. 특히 망이산성 봉수대는 충청북도를 경유하는 세 갈래 봉수로가 집결되는 중요한 요충지로서 역할을 감당했다. 마이산 봉수대는 즉 동래-경주-영천-안동-충주를 거쳐 올라오는 44개 제2봉수 노선의 직봉(直烽)과 소백산맥상 계립령(鷄立嶺)과 추풍령(秋風嶺)을 넘어오는 간봉(間烽)이 이곳 마이산 봉수에서 합쳐져 경기도 안성과 용인·광주를 거쳐 서울 목멱산 봉수로 전달되었다고 한다.

올해 1월 11일 문화재청은 망이산성 봉수대 유적을 조선 후기 운영했던 5개 직봉 중 ‘제2로 직봉’으로 역사적‧학술적 가치, 잔존 상태, 유구 확인 여부 등을 고려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했다. 이를 계기로 음성군은 망이산성과 봉수터를 ?음성군 대표 문화유산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사업비 확보, △지적 및 현황측량, △문화재 현상 변경 허용기준안 마련, △봉수유적 정밀 발굴조사, △학술대회, △종합 정비 계획 수립 등을 연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기자는 기억한다. 마이산 산 남쪽 아래 양덕리는 조선 광해군 때 권신 이이첨과 당대를 호령했던 장녹수가 성장했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부드러운 봄햇살이 가득한 마이산은 그리움을 품고 있다고.

▲미호천 발원지 모습.
▲미호천 발원지 모습.
▲망이산성 남문터 모습.
▲망이산성 남문터 모습.
▲마이산 등산로 조망대 모습.
▲마이산 등산로 조망대 모습.
▲마이산 등산로에 진달래가 활짝 핀 모습.
▲마이산 등산로에 진달래가 활짝 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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