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인성교육이나 도덕교육에 있어서 일차적으로 중요한 것은 사고교육이다. 잡은 고기를 주는 것 보다는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고기가 있으면 하루를 살 수 있을지 모르나 고기 잡는 법을 아는 것은 평생을 살 수 있는 지혜를 갖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본격적인 도덕교육이 있기 이전에 그리고 우리가 자율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나이에 이르기 이전에 우리는 기본적인 예절교육을 받아야 한다. 자율적인 사고교육 이전에 어느 정도 타율적인 예절교육은 불가피하며 이 같은 타율은 올바른 자율적 사고의 요건이요 기반이 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이 끊임없이 변하고 상황도 다양하고 상이하기에 판에 박은 듯 한 도덕규범에 따르는 것만으로는 합당한 도덕생활의 영위가 불가능하다. 변화하는 상황의 다양한 변화와 대안들을 주목하고 숙고해서 최선의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 도덕적 사고교육은 바로 변화무쌍한 상황에 슬기롭게 도덕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준비이다. 그래서 도덕적 사고에 친숙해야 한다. 그러나 도덕적 ‘사고교육’에 못지않게 도덕적 ‘덕목교육’의 중요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상의 도덕적 행위는 생각만으로 확보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도덕적으로 올바른 것이 무엇인지 충분히 생각하고 숙고하여 알고 있다 할지라도 그것을 실행할 용기가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용기는 하루아침에 습득될 수 있는 지식과 다르다는데 문제가 있다. 용기는 오랜 실행과 반복훈련을 통해서 얻어질 수 있는 일종의 기술과도 같은 것이다. 그래서 플라톤도 덕(德)을 기술에 비유해서 설명하고 있다. 덕목은 쉽게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서 습득되는 것이고 또한 몸으로 배워서 익혀야 한다는 뜻에서 체득(體得)이라고도 말한다.

아무리 지적으로 탁월하다 할지라도 평소에 연마해둔 덕이 없다면 무력한 존재에 불과하다. 덕목교육은 우리가 익혀온 예절교육의 연장선상에 있다. 예절교육은 보다 확고한 덕목교육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그래서 덕목의 성격과 본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그것이 왜 중요하고 필요한 것인지를 알고 행함으로써 예절교육은 발전되고 확고한 토대위에 서게 된다. 과거 도덕 철학자들은 양의 동서를 막론하고 각종의 현실적 유혹에 직면하며 인간의 의지가 얼마나 나약한가를 직시했다. 그래서 평소에 반복적인 실천을 통해서 의지를 단련, 연마함으로써 지속적인 성향으로서 덕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도덕교육의 핵심을 수련이나 수양(修養)에서 찾고자 한 것이다. 날이 갈수록 이기적인 생활의 만연으로 잊혀 가는 도덕적 덕목교육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덕목교육을 시작하기 전에 덕목을 가르치고 익히는데 있어서 주목할 만한 몇 가지 초점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자. 우선 특정한 덕목을 왜 가르쳐야 하는지, 왜 그러한 덕목이 필요한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언제 그러한 덕목을 가르쳐야 하는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또한 누가 어디서 덕목교육을 해야 하는지도 다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덕목교육은 어린시절부터 부모가 가정에서 가르쳐야 한다.

그에 필요한 덕목 열두 가지를 제시 한다. 정직과 진실, 공정과 준법, 용기와 결단, 예의와 겸손, 책임과 자신, 자제와 절제, 신의와 신뢰, 청결과 순결, 존중과 명예, 관용과 배려, 친절과 다정, 근면과 검소이다. 이것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고 익혀야 하는지 그 방법도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이 두 가지 물음은 우리의 덕목교육의 내용 및 목적과 관련된다고 할 수 있다. 특정 덕목의 성격에 대한 올바른 이해, 그리고 그것을 익히는 방법은 더없이 중요한 사항이다. 자녀들에게 덕목을 가르치는 것은 단지 물질적이고 가시적인 어떤 이익을 넘어 그들의 행복을 도모함에 있어 가장 의미 있고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오랜 세대에 걸쳐 전해진 경험과 지혜는 개인이나 집단의 행복이 덕목이나 도덕에 의해 지배되는 행위와 직접적, 간접적 관련이 있음을 가르쳐 준다. 시대와 국가를 넘어 모든 성현들이 동일한 기본덕목을 가르쳐온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만 하기 어렵다. 문명의 쇠망과 도덕적 타락간의 상관성도 역사에서 자주 관찰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자녀들의 덕목에 따른 삶과 자신의 행복간의 상관관계를 배우게 되는 한 가지 방식은 시행착오를 통해서일 것이다. 부덕한 행위가 가져오게 될 고통과 불행의 쓰라린 경험을 통해서야 비로소 행복으로 가는 지혜가 터득된다.

그러나 덕목과 행복간의 모든 관련들을 보여주는 시간의 수레바퀴를 일일이 확인하기에는 우리의 인생은 너무나 짧다. 따라서 부모로서 우리의 의무는 이미 우리가 배워가진 지혜를 물려주어 덕목과 행복의 관계를 가르치는 일이다. 왜 우리 자녀들에게 덕목을 가르쳐 주는가. 그들의 행복이 거기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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