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나영 음성가정(성)폭력상담소장

때때로 사람들을 보면 모두들 웃음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가 싶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때가 있다. 어떤 이들은 살다 보니 미소 지을 일이 점점 없어진다고 말하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이 처음 만날 때면 서로를 탐색한다. 첫 만남부터 공격적일 때도 있고 무심하게 지나칠 때도 적지 않다. 이렇다 보니 서로에게 미소 짓는 일은 더욱 줄어든다. 다시 생각해보면 미소가 사라지면서 사람들의 만남은 피상적인 탐색에만 머물렀는지도 모른다. 미소를 잃어버린 사람은 얼굴에 생기가 없고 점점 무표정한 인상으로 변해버린다.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인색한 사람이 되어 가지만 정작 본인은 이를 알아채지 못한다.

바쁜 일상에 지쳐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도 줄어들고 자기 성찰의 시간도 엄격한 자기 기준에 못 미치는 데 대한 반성으로 채워지기만 할 뿐이다. 스스로에게조차 미소 짓는 일도 드물어진다. 자기 자신에게 조차 미소 지을 수 없다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미소를 지어 보일 수 있을까

자신에게 미소 지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타인과도 함께 미소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먼저 미소를 지으면 기대하지 않았지만 미소에 대한 화답이 돌아올 때도 많다. 물론 형식적이고 어색한 미소로 답하는 이들도 많지만 따스한 미소로 답하는 이들도 많다.

그저 미소 한 번 짓는 것만으로도 사람들 사이의 긴장감과 불편함이 사라지고 닫혀있던 마음이 나도 모르게 스르르 열리기도 하며 그 만남이 오래 이어질 때도 있다.

큰 소리로 유쾌하게 웃는 것도 좋지만 조용한 미소가 때로는 사람들 마음속 깊은 곳까지 따스한 온기를 전해주고 더 오랫동안 기억속에 저장되는 것 같다.

이처럼 미소의 위력은 그 어떤 행동보다도 강력하다.

단 몇 초에 지나지 않지만 미소는 사람들의 마음을 한 순간에 바꿔놓을 만큼 잔잔하지만 큰 힘을 발휘한다. 팍팍한 삶일지라도 따스한 마음으로 오늘 나 자신에게 먼저 미소를 지어보자

때로는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 , 외로운 사람 , 지쳐 있는 사람 등 그래서 어쩌면 더 따스함을 그리워할지도 모를 이들에게도 미소를 보내보자

분명 미소는 무거운 먹구름을 뚫고 쏟아지는 햇빛이 될 것이다.

스스로 문을 닫고 어두운 공간 속에 홀로 있는 이들에게도 미소는 분명 한 줄기 빛이 되어 줄 것이다. 우리가 미소 짓는 것에 꼭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내가 바라는 내 모습이 아니더라도 현재의 내 모습을 그대로 바라보며 나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조차도 나에게 미소를 지어주는 건 어떨까

웃음을 잃어가는 사회속에서 그래도 자신에게 미소를 지을 수 있다면 타인과도 미소를 나눌 수 있고 이렇다 할 이유가 없지만 여전히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지니고 사는 사람이라면 이미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으로 살고 있는 것이며 남에게도 그 행복을 나눠주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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