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 이은경

원하는 만큼 동전을 먹고

원하는 만큼 커피를 내놓는다

오늘 정해진 양만큼

더도 덜도 아닌 딱 정해진 만큼

일을 한다

 

한 직장에서 20년

검은 머리 파뿌리 되었다

많은 사람 만나고 떠나보내면서

마셨던 커피 한 잔이 달달하고 씁쓸한 맛

 

자판기에 한 번씩 얻어맞아도

군말 없이 내어놓는 종이컵 속의

따뜻한 정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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