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농민들이 이해 못하는 초보 브랜드 ‘명작’
명품 농산물 맹동 수박, 햇사레 복숭아 농민들 불만 폭주

음성 쌀 농민들의 불만이 폭주하는 가운데 농민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7개 농협과 통합RPC, 감곡면을 중심으로 하는 복숭아 농가, 맹동면 수박 농가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쌀 수매 값이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걷자 농민들은 불만은 높아가고 있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경작지 면적을 줄이고 있지만 쌀값은 안정되지 못하고 있다. 쌀 수매를 책임지고 있는 통합RPC는 적자가 누적되면서 70억원의 자본금까지 잠식되고 있는 형편이다. 올해 혹은 내년쯤 적자가 누적되면 자본금이 '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쯤 되면 통합RPC는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럼 그 피해는 고스란히 쌀농가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적절한 대책이 세워져야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는 이 사태를 바라만 보고 있는 형편이다.

음성군 통합RPC 주장을 맡고 있는 금왕농협 이명섭 조합장과 김석 통합RPC 대표는 한 목소리로 쌀 브랜드의 부재가 쌀농민들을 어려움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국내 쌀시장에서 음성군쌀 브랜드 인지도가 인접시군에 비하여 떨어지므로 쌀값 얘기만 나오면 '생거진천쌀'이나 '청원생ㅁ명쌀 같은 보랜드보다 판매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쌀값 얘기만 나오면 생거진천쌀이나 청원생명쌀같은 쌀 브랜드가 없는 음성이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청주와 진천, 경기도 이천은 쌀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수십년 동안 공을 들였다. 공 들인 만큼 지금은 진천쌀과 청주쌀, 이천쌀은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쌀 가격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

금왕농협을 비롯해 6개 농협이 자본을 투자한 통합RPC도 늘 적자만 기록한 것은 아니다. 시기에 따라 흑자를 내면서 분전했지만 브랜드 없는 음성쌀의 적자를 막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명섭 조합장은 통합RPC의 적자의 근본 원인을 이렇게 얘기한다. 그는 “FTA체결이후 국내에는 수입쌀이 대거 들어오기 시작했다정부는 정책적으로 쌀 생산량을 줄이기 위해 경지면적을 연간 4% 축소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경작지는 40%이상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쌀값은 농민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안정되지 않았다쌀 생산량을 줄이기 위해 대체작물을 지원하고 전략작물을 지원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조합장은 결국 정부는 대체작물 지원금도 지방정부에 이양하고 전략작물만 지원하는 등 농민을 위한 정책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쌀값이 상승할 때면 수입쌀을 대거 방출하는 등 농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서 정작 그 책임은 농협에 떠넘기고 있는 실정이라며 음성군도 쌀값 관련해서 수차례 방편을 얘기했지만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석 통합RPC 대표는 이 문제와 관련, “쌀값은 농민들의 생존권과 관련된 문제라며 통합RPC도 적자에서 헤어 나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 7개농협 조합장과 합의를 했지만 그런 단순한 것도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조합장들은 농민들의 표를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농민이 곧 농협의 주인이다. 조합원이든 비조합 농민이든 쌀을 수매하겠다는 농민들을 거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그 짐은 농협이 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 대표는 농민들에게 수매가격을 계속 적게 지급한 것은 아니다어떤 때는 5000원을 더 지급하기도 했고 3000원을 더 지급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농민들은 이렇게 높은 가격으로 지불한 기억을 잊어버리고 있다. 농민들은 늘 배고프다고 하소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성군은 농협을 통해 지원하는 것을 꺼려한다그 이유는 자신들의 돈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농민들은 농협만을 기억하고 군은 버려진다는 의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군이 생색을 낼 수 있는 방법으로 지원해 달라고 했지만 이마저도 군은 거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민들의 뜻과 다른 음성군의 명작

맹동 수박, 햇사레 복숭아 농가는 기대감 없어

 음성명작페스티벌 행사장 내의 인삼 판매장의 모습
 음성명작페스티벌 행사장 내의 인삼 판매장의 모습

 

명품 브랜드를 꿈꾸는 농민들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음성군의 농업정책은 엇나가고 있다. 음성군은 농민들의 다양한 농산물을 지원하기 위해 음성명작페스티벌을 결정해 축제를 열고 있다. 우려스러운 일은 이 축제가 농민들로부터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음성의 명품 농산물 수박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맹동은 수박으로 유명하다. 맹동수박은 가락동시장에서 최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맹동수박 농가는 대부분 상표에 맹동수박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싶어한다. 유명상표로는 소문난 수박이 있다. 소문난 수박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곳은 금왕과 생극 농가들이 붙이고 있다. 소문난 수박도 가락동 시장에서는 ‘1등급을 받는 명품이다. 맹동과 금왕, 생극을 제외한 수박농가(삼성, 감곡)다올찬이름을 붙인다. 각기 지역마다 나름 명품 수박이라는 표시를 달고 있다. 다올찬 수박은 롯데마트와 쿠팡 등을 통해 널리 판매되고 있다. ‘맹동은 이름 그 자체가 브랜드화 됐다. ‘소문난 수박다올찬이라는 상표 역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다.

음성군의 명작이라는 상품을 붙이는 농가는 전체 농가중 3농가가 전부다. 3농가도 사실 음성군의 끝없는 설득으로 간신히 명작상표를 붙였다는 후문이다.

복숭아의 명품 브랜드 햇사레도 마찬가지다. 햇사레 복숭아 농가들은 음성군의 명작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이유는 단 하나다. 이미 경기도와 함께 만든 명품 브랜드 햇사레를 신뢰하기 때문이다.

농산물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지자체와 농협, 농민들이 피땀을 흘려 만들어놓은 것이 브랜드가 잘못하면 자칫 하루아침에 무너지기 때문이다.

농민들의 불만은 폭주하고 있다.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들과 소통조차 하지 않고 책상에 앉아 정책을 만들었다는 질책을 받고 있는 꼴이다. 탁상행정의 전형을 보여주는 행태라는 것이다.

음성군은 농산물 공동브랜드 음성명작은 음성 명품작물 줄임말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천혜의 기후 조건에서 농부의 정성이 만들어낸 고품질 우수 농산물을 일컫는 농산물 공동브랜드라고 소개하고 있다.

음성군은 올해도 음성명작을 걸고 야심차게 준비한 음성명작페스티벌을 금왕읍 금빛근린공원에서 오는 105~9일 개최할 예정이다.

음성명작페스티벌은 음성의 대표 농산물인 화훼·고추·인삼 등 우수 농산물을 테마로 음성 꽃잔치·음성청결고추축제·음성인삼축제 등 3개의 농산물 축제를 통합한 축제다.

음성농민들은 말 그대로 고추, 화훼, 인삼축제를 공동브랜드로 만들면 그만이지 거기에 수박, 복숭아 등 기존에 명품 브랜들를 왜 포함시킨 것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음성 맹동에서 수박을 재배하는 농민 A씨는 맹동 수박은 맹동이라는 상표가 브랜드화 되어 있는 상태라며 농민들 일부는 맹동 다올찬 수박이라는 상표를 쓰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농민들은 맹동수박이라고 표기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그러면서 명작페스티벌 기간에 명작을 홍보하는 것은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다화훼와 고추, 인삼 등 농산물의 공동브랜드 만들기로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수박농가 B씨는 음성에서 생산되는 수박은 지역 나름대로 브랜드화 된 상태라며 맹동 농민들은 맹동수박을 즐겨쓰고, 금왕과 생극면 수박농가는 소문만 수박이라는 상표로 가락동 시장으로 출하된다. 소문난 수박은 시장내에서 최상위 등급이 매겨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면과 감곡면 수박농가는 다올찬이라는 상표로 출하되는데 최상급으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음성군 공무원들이 일부 수박농가들에게 명작상표를 붙여달라고 건의하고 있지만 전체 수박농가 중 3농가만이 명작상표를 붙이고 있다고 밝혔다.

햇사레의 대표로 대변되는 감곡 복숭아농가의 C씨는 복숭아 농가들 대부분은 명작상표를 붙이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경기도와 음성군이 공동으로 개발한 햇사레브랜드는 복숭아 농가의 절대적인 상표브랜드라고 밝혔다. 이어 음성군 농산물 공동브랜드로 명작을 끼우려고 하지만 수박이나 복숭아 농가와는 관계없는 행사라고 덧붙였다.

일부 농민들은 이렇게 반발하고 있다. 농민들하고 소통하고 있는 것이냐, 1년에 수십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쓰면서 그에 따른 피드백은 받고 있는지 모르겠다 등의 반응이다.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정책에는 반드시 그에 따른 결과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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