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환 강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행정학박사

최근 건국전쟁이라는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을 재평가하자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몇 년 전 백년전쟁이라는 건국 대통령을 비하하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논란을 일으켰던 것에 이어 다시 한번 초대 대통령에 대한 논쟁이 일고 있다.

이번 영화는 이전 영화에 비해 관점도 다르지만, 무엇보다도 비교적 사실관계에 충실한 것이 마음에 든다. 백년전쟁은 부실한 사료를 근거로 초대 대통령을 격하시키는 데 초점을 두어 많은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대표적인 것이 노디 김이라는 여인과 이승만 대통령이 부적절한 관계인 것처럼 묘사되었는데, 사실은 그녀가 수양딸과 같은 여인이 있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영화의 의도를 짐작하게 하였다. 반면 이번에는 미국 CIA 기록물 등 각종 자료에 대해 충실한 고증을 하고 있어 다큐멘터리 영화로서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6·25전쟁 당시 서울시민을 버리고 도망친 것이 아니라 70 노구(老軀)에도 불구하고 수백여 차례 전방을 돌며 국군을 격려하였고, 농지개혁을 통해 농민들이 공산군에 동요하는 것을 차단하였다는 등 잘못 알려진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하와이 독립운동 과정에서 당시 하와이 농장에서 버려지다시피 하였던 어린 여자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세우는 등 여권신장(女權伸張)을 위해 노력하였고, 그 결과 스위스, 프랑스보다 먼저 여성의 참정권이 허용되었다는 내용은 그의 인간적 면모와 철학을 새삼 느끼게 한다. 이외에도 친일논란, 독재정치 등 이제까지 잘못 알려진 왜곡된 사실들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찬반 논란은 그가 우리 역사에서 결코 지울 수 없는 큰 발자취를 남겼다는 것을 반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건국 대통령으로 10여 년 동안 집권하며 이룩한 업적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초석이 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우리나라가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로서 정치적 민주화와 경제적 번영을 구가하게 된 데는 초대 대통령으로서 국가의 기틀을 잘 마련하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6년 의무교육제와 각종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 대한 대규모 신설 등을 통해 문맹률을 낮추고 1960년대부터 시작된 산업화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할 수 있었다. 특히 전쟁 가운데도 국비유학생을 선발하고, 이들에게 원자력공학 등 첨단 분야의 학문을 전공할 수 있도록 권고하였다는 것은 그의 혜안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역설적으로 4·19혁명을 통해 하야(下野)하게 된 것은 그의 민주주의 정치체제로서 대한민국에 대한 실험(?)이 성공하였다는 반증적 사례이다. 전쟁 가운데도 대통령 선거 등 각종 선거제도를 운용하였다. 한 번도 선거를 경험하지 못한 국민을 12년의 집권 기간 일련의 선거 과정을 통해 민주주의를 학습하고, 지켜낼 수 있도록 계몽에 성공하였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4·19혁명과 대통령 사임이다. 물론 선거 과정의 공정성 등에 대한 논란은 있을 수 있으나, 다른 신생국들의 사례와 비교한다면 독재정치라는 것이 얼마나 초라한 비판인가를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을 공산주의자들의 침략으로부터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은 건국 대통령으로 평가받아야 할 충분한 가치를 보여준다. 일찍이 그는 1923년 하와이의 교포신문 태평양잡지에 기고를 통해 공산주의를 강렬히 비판하는 탁월한 통찰력을 보여주셨다. 당시 서구의 많은 지식인이 신생 공산국가 소련을 찬양하며 사상적 조국(?)’이라 외치며 이민을 가는 등 공산주의 열풍 가운데, 인류의 재앙적 사상을 알아본 분이셨다. 그가 초대 대통령으로서 반공 국가를 만들었다는 것이 얼마나 우리에게 행운이었는지를 새삼 느끼게 한다. 특히 한미동맹은 보잘것없고, 이름 없는 약소국 대한민국을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는 초석을 마련하여 주었다.

물론 이승만 대통령에게도 반박할 수 없을 많은 잘못이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 실책은 당시 열악한 대한민국 국가체제의 한계라 하는 것이 더 옳은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절대평가를 한다면 그의 과오를 이야기할 수 있지만, 당시 신생국들의 지도자와 비교한다면 우리는 거인을 건국 대통령으로 맞이하는 행운을 누린 것이다. 이번 건국 전쟁이라는 영화를 통해 우리 초대 대통령이자 건국 대통령인 이승만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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