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신 한국입양홍보회 운영위원

2024년은 사단법인 한국입양홍보회(Mission to Promote Adoption in Korea, MPAK)가 설립된 지 25주년으로 기억되는 해입니다. 입양 가족에게 입양은 가슴 따뜻한 이야깃거리가 가득하지만, 가족드라마에서는 입양 가족의 수가 많지도 않은데 항상 빠지지 않는 소재로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입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어느 정도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번에도 언급했던 것처럼 입양의 역사는 조선 시대 이전부터 시작하지만, 현대로 보면 입양 역사는 고작 70년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 대다수는 비밀 입양이었고 현재 가족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비밀 입양이 대다수였습니다. 비밀스러움이 시청률의 자극적 소재로 쓰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공개입양이 입양의 주류 역사가 되도록 만들어 가는 데 한국입양홍보회의 역할은 지대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곧 한국입양홍보회의 역사가 공개입양의 역사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입양 사실을 비밀에 부쳐야 할 만큼 부정적 인식이 강했고, 그 상황을 당연시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전문가그룹을 포함해서 입양에 관심 두는 분들조차도 입양의 편견이 심한 경우가 많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도 입양의 편견이 심한 경우를 우리 사회에서 발견하는 경우는 많습니다. 그러나 공개입양을 통해서 입양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을 바라는 입양 부모 입장으로 보면 한국입양홍보회의 역할이야말로 가뭄의 단비와 같은 존재입니다. 공개입양을 선택한 한국입양홍보회는 우리 사회에서 공개입양 인식개선을 위한 역할에 있어 다른 민간, 공공기관보다 변화에 앞장서고 있음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사실입니다.

현재 한국의 입양은 민법과 입양특례법에서 입양특별법으로의 국내, 국외 입양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제도만 잘 정비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동 최우선의 입장에서 입양이 준비되고 실시되어야 하는 점이 제일 중요합니다. 입양을 해 보지 않은 국민은 막연하게 생각해 입양 준비 과정을 까다롭고 철저하게 하면 아동에게 너무 딱 맞는 부모를 찾아주는 길이라 생각하겠지만 그 까다로움으로 입양이 지연되어 고통받는 아동이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절차를 만든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현재의 입양 절차에도 적잖게 수정할 부분이 있습니다. 이는 입양 전제 위탁이란 절차가 정식으로 정착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입양 절차가 입양인의 바른 양육을 위한 올바른 방향으로 개혁되길 기대합니다. 이제는 입양의 체계적 절차만으로는 사람 마음속을 파헤쳐 볼 수 없기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그 때문에 모든 입양 가족이 편견 가득한 비난을 싸잡아 받을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사실 입양 부모로서는 입양 절차가 아무리 복잡하고 철저해도 아동의 최우선 원칙이 잘 지켜진다면 당연히 그 절차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힘들어도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거나, 힘들어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입양 부모라서 부모 된 도리로 자녀 양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현실에서 누구보다 더 잘 가르쳐 길러내고 있는데도 단지 낳은 부모가 아니라는 이유로 색안경 끼고 인신공격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분명 제고되어야 마땅합니다. 같은 부모의 친생자라 해도 같은 자식 없이 다 각자의 인생을 살아갑니다. 당연히 입양 자녀도 똑같은 사랑의 분량만큼으로 키워도 대부분 훌륭하게 커 가지만, 인고의 세월을 보낼 예가 왜! 없겠습니까! 그럼에도 각자 인생을 자신만의 인생사로 잘 가꿔간다는 사실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입양홍보회는 우리 사회에서 긍정적 공개입양의 역사가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입양 부모뿐만 아니라 입양인 자신들에게도 그들만의 정체성과 존중감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디딤돌이 되는 기관입니다. 이제 입양의 가치를 바르게 전하고 인생의 바른 의미를 갖게 되기 위해 공개입양 1세대가 성년이 되고, 2세대, 3세대로 계속 이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한국입양홍보회가 대사회적 입양 인식은 더욱 긍정적으로 이끌어가고 아이들 모두는 가정에서 자랄 권리를 누리는 데 큰 역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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