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날이 지나갔고, 또 많은 계절을 맞이했다. 숨 가쁘게 지나 온 하루하루였다. 현대 사람들의 평균수명을 팔십으로 본다면 나는 삼분의 이를 산 셈이다. 예전에는 그렇게 나이를 의식하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은 자주 뒤를 돌아보게 된다. 계절로 치면 지금 나는 가을을 지나고 있는 중이리라. 그래서 일까. 요즘 하는 일이 꽤나 많다. 그런데 대부분이 금전적으로
요즈음 들판이 황금색으로 익어가는 벼를 바라만 보아도 풍요롭다. 흔히 한국음식을 말할 때면 김치나 된장 같은 발효음식을 거론한다. 하지만 한국음식 가운데 왕 중 왕은 쌀밥이다. 우리가 맛있는 간장게장이나 장아찌를 밥도둑이라고 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아무리 맛있는 반찬이라 한들 밥이 없으면 먹을 수가 없다. 밥만 먹을 수는 있어도 반찬만 먹을 수는 없다.
고등학교 시절 이십 리가 넘는 길을 자전거로 한 시간이상 통학하며 학교를 다녔다. 평소에도 힘이 들었지만 비가 오는 날이나 눈이 날리는 날이면 고충이 심했다. 특히 추운 겨울 학교 가는 길은 몰아치는 맞바람으로 자전거가 앞으로 나가지 않아 올라오는 길이 참으로 험난했다. 볼이 떨어질 것 같고 손발이 시리고 아팠다. 날씨가 영하 이십 도로 내려가던 어느 날
우리의 인생을 설명하는 데는 심리학자 ‘칼 융’의 태양의 비유가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칼 융은 “인생은 마치 태양이 동쪽에 떠서, 한낮에 정점에 이르고, 이후 서쪽으로 지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태양이 그리는 이 180도 반원의 정점을 기점으로 인생은 전반부 90도와 후반부 90도로 나뉜다. 인생의 정점은 4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중년기이다. 인생
바람결이 선선하다. 아침 일찍 서둘러 출근했다. 앞산이 산 중턱까지 햇살을 받아 안고 나를 반긴다. 볕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나무들은 부지런한 농부처럼 산소 만드는 작업을 시작하려는 듯하다. 그러나 능선 아래는 이불속처럼 고요하다. 새가 날고 매미의 이른 합창에 하나둘 숲이 깨어나고 있다.사무실에서 일을 마치고, 나는 등산화 끈을 조여 맸다. 어수선한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서늘하다. 가을로 접어드는 길목에 바람은 풀꽃을 애처롭게 물들인다. 여름철 비바람과 긴긴 장마를 견뎌낸 초록의 식물들도 가을 앞에서 꽃단장하고 있다. 가을꽃에 앉은 벌도 추운 계절이 오기 전에 꿀을 조금이라도 더 모으기 위해 이 꽃에서 저 꽃으로 날갯짓이 분주하다.파아란 가을하늘만큼이나 새소리 물소리도 청아하다.자연은 자연스런 일상인데
새 한 마리가 거친 바다를 날고 있다. 언뜻 보면 겨울의 눈 내린 밭인 듯도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바다가 분명하다. 하늘엔 별이 총총히 떠 빛난다. 밝은 것도 아니고 어두운 것도 아닌 적당한 빛의 세기다. 어디서 바람이 불기라도 하는 것인가. 망망대해 위로 파도가 일으키는 포말이 가득하다. 그렇다고 파도가 높이 치는 것도 아닌데 온 바다는 거칠게 울고
언택트 시대로의 변화로 새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온라인, SNS 마켓 성장으로 서서히 늘던 언택트(Untact·비대면) 문화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언택트 시대로의 변화는 이미 진행되던 것이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폭발적으로 가속화 하고 있다. 모든 것이 멈춰버린 세상에서 일상을 가능하게 해주는 필수 요소임을 깨달았기 때
요즈음 각종 매스컴에 온갖 불신의 뉴스가 판을 친다. 더군다나 여야 정치인들의 진흙탕싸움은 가관이다. 상대방을 헐뜯고 각종 비리폭로, 유언비어날조 등으로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머리가 어지럽다. 이런 불신풍조 조장에는 정치권이 으뜸이요, 경제계, 공무원, 종교계까지 불신의 비리가 터져 나온다. 콩으로 메주를 쒀도 곧이듣지 않는다는 옛 속담이 있다. 메주는
지난 9월8일 중국은 코로나19종식행사를 가졌다고 한다. 23일째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지 않았다며 코로나전염병과 관련한 유공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포상식을 통해 사실상의 종식을 선언하였다. 아직 공식적으로 이렇다 할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고, 백신도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 그것도 14억 인구와 광활한 영토를 가진 국가에서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 친구와 적어도 10년은 넘도록 만나지 못했다. 그동안 고향을 오가곤 했을 터인데도 연락을 하지 않던 친구였다. 그런데 무슨 일로 만나자고 한 것일까. 읍내의 작은 카페에서 마주 앉은 우리는 서로의 세월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사람의 현재의 모습은 지나온 자신의 삶의 결과라고 했다. 예전의 작고 귀여웠던 친구는 여전히 나이가 들었음에도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e)'의 사회학적 포괄적 의미는 사회 집단 구성원이나 집단 간에 존재하는 규범적·정서적·문화적 거리를 의미하지만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따라 감염 급증을 막기 위해 실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서는 집단 구성원 사이의 물리적 거리 두기를 의미한다. 한편, 세계보건
비가 내린다. 49일째 내리는 비에 모두 지쳐간다. 언제쯤이면 비가 그칠까! 하늘을 올려다본다. 세찬 바람을 앞세운 굵은 빗줄기가 더 억세 지고 있다. 땅에는 주름이 잡히듯 흐르는 물줄기가 낮은 곳을 향해 모여든다.둑이 터지고 강물이 범람했다. 전국 어디 하나 성한 데가 없다. 산사태로 흙더미가 밀려와 도로를 덮쳤고 수마가 흩고 지나간 곳에는 철길과 도로도
아이가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계모가 9살짜리 아들을 7시간 이상 여행용 가방에 넣어 가두고, 올라가서 밟고 뛰고, 방치한 상태에서 외출하여 결국 아이가 심정지 상태로 숨지게 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이를 집에 가두고 밥도 주지 않은 채 오락게임을 한 철없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추운 겨울에 아이 옷을 벗겨 산속으로 내
아름다운 꽃이나 식물을 보면 마음을 안정시키는 뇌파가 활발해져 스트레스가 풀리고 불안이 가라앉는다고 한다. 식물을 일시적 장식용이 아닌 삶의 동반자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반려식물(伴侶植物)’이란 용어가 생겼다. 현대사회에서 인간관계에 결핍을 느끼거나 정신적인 상처를 치유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반려식물이 정서적 동반자 역할을 한다고 한다. 반려식
장마가 아직 끝나지 않은 음성읍 봉학골 한 켠에 버스 한 대가 자리잡았다. 휴가 온 차량들로 빡빡할 이 곳에는 코로나19와 집중호우로 한적하다. 수해 피해로 아수라장이 된 곳도 있지만 이 곳은 실개천 사이로 물이 흐르고 훅~~ 여름 꽃향기가 뿜어져 나온다. 시집 한권 빌려서 빗소리 들으며 읽는 것도 좋겠다. 마냥 좋겠다 싶은 유혹 흔히 말하는 소확행이 아닐
올해는 장마가 유난히 길어졌다. 장마의 피해도 심각하다. 전국 곳곳에서 이재민, 사망자 피해가 속출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졌다. 긴장마로 인해 산사태도 자주 발생했다.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마당에 장마로 인해 더 큰 고통을 안겨줬다.연일 이어지는 폭우로 집이 무너지고 도로와 농경지가 빗물에 파손되거나 잠기는 등 장마로 인한 피해는 엄청난 재앙을 야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논쟁적 정치인이다. 주류 언론과 공개적으로 갈등을 표출하는 등 기존 정치인들과는 사뭇 다른 정치행보를 보이면서 괴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많이 인용되는 미국언론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적이어서 국내에 소개되는 이미지는 온통 부정적 이미지로 점철되어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그 어떤
요즈음 우리 사회는 급속한 성장으로 인하여 다양한 갈등이 전국 곳곳에서 표출되고, 갈등과 갈등이 또 다른 갈등을 낳아 고통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별의 별 갈등까지 생겨나 나라가 시끄럽다. 과거 군부독재 시절에도 비판에 대한 물리적 압박은 있었지만 지금처럼 우리 사회가 이렇게 양진영으로 극명하게 갈렸음을 느낀 적이 없다. 가족이나 사회와 나라에 수많은 갈등
7월의 뙤약볕 아래 연신 꽃은 피고 진다. 사람의 발길이 닳지 않아 숲을 이룬 야산에 하늘 말라리아가 꽃대를 밀어 올렸다. 허리를 곧게 세운 주홍빛이 눈길을 잡는다. 주변의 식물을 감고 올라선 참으아리도 별처럼 빛났다. 이렇듯 숲에서 볼 수 있는 꽃이 있는가 하며, 관상용으로 재배한 예쁜 꽃도 있다. 한 송이 꽃이 우울했던 마음을 달래주기도 하고, 사랑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