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한동안 잠잠하더니만 8.15를 기해 남북의 정상이 만나서 회담을 하게 된다는 설이 파다하다. 장소는 서울.

 

여권은 무엇 때문에 정상회담을 서두르고 있는 것일까. 노무현 자신도 얼마 전에 “남북정상회담은 성사되기 어렵다”라고 밝힌바 있는데, 여권에서 정상회담을 백방으로 힘쓰고 있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듯하다.

 

2000년 6월에 김대중 씨가 정상회담을 위해 북으로 가던 때에는 선전이야 무어라고 했건 노벨평화상을 노리던 그의 의지가 분명히 깔려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노무현 씨는 무엇을 노리고 있는 것일까. 매우 궁금하다. 올해 12월 19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노무현, 김정일의 정상회담이 여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일까. 이번 정상회담이 산산조각이 나서 대통령 후보도 없는 오늘의 여당인 열린우리당에 무슨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일까.

 

다소 견해의 차이가 있기는 하겠지만 오늘의 대한민국을 안보와 경제에 있어 이토록 만신창이가 되게 한 가장 큰 계기는 김대중 씨의 방북과 그가 김정일을 껴안은 사실에 있었다고 우리는 풀이 하고 있다.

 

도대체 김정일을 대한민국 정치에 그토록 깊숙이 관계하고 영향력을 미치게 한다면 그것 자체가 반민족, 반국가 행위가 아닌가.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서울에서 열릴 것이라는 추측은 잘못된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 겁쟁이 김정일이 무슨 통뼈라고 8.15에 그의 모습을 서울에 드러낼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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