漸入佳境(점입가경)

점입가경이라는 말은 『진서(晉書)』의 「고개지전(顧愷之傳)」에 전한다.

고개지는 감자(甘蔗: 사탕수수)를 즐겨 먹었는데, 늘 가느다란 줄기 부분부터 먼저 씹어 먹는 버릇이 있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친구들이 “사탕수수를 먹을 때 왜 거꾸로 먹느냐?” 하였더니, 고개지가 답하기를 “갈수록 점점 단맛이 나기 때문[漸入佳境]이다” 하고는 泰然(태연)하였다.

이때부터 ‘점입가경’이 경치(景致)나 문장(文章) 또는 어떤 일의 상황이 갈수록 재미있게 전개되는 것을 뜻하게 되었다고 한다.

줄여서 자경(蔗境) 또는 가경(佳境)이라고도 한다.

또한 고개지는 그림뿐만 아니라 문학(文學)과 서예(書藝)에도 능(能)하여 많은 작품을 남겼다.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삼절(三絶: 畵絶(화절), 才絶(재절), 痴絶(치절))이라 하였는데, 이는 당시의 풍속(風俗)과 맞지 않는 특이한 말과 행동(行動) 때문으로 보인다.

난징(南京)에 있는 와관사(瓦棺寺)라는 절의 창건(創建) 때이다.

난징에 있던 일단(一團)의 승려들이 와관사를 짓기 위해 헌금(獻金)을 걷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궁핍하여 뜻대로 모이지 않았는데, 어느 날 한 젊은이가 와서 “백만(百萬) 전(錢)을 내겠소. 절이 완공(完工)되거든 알려 주시오”라 하고는 사라져버렸다.

절이 완공되자 그 젊은이가 불당(佛堂) 벽에 유마힐(維摩詰)을 그렸는데, 얼마나 정교(精巧)한지 마치 살아 있는 것 같았다.

소문이 삽시간에 번져 이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의 보시(布施)가 백만 전을 넘었다고 한다.

그 젊은이가 바로 고개지였다.

※ 고개지(顧愷之) : 중국 동진(東晉)의 화가. 초상화와 옛 인물을 잘 그려 중국회화사상 인물화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진다.

<해오름학원 서범석 원장의 한자여행>